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다비드 그로스만 지음, 안나 마시니 그림, 황유진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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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 다비드 그로스만 글 / 안나 마시니 그림 / 황유진 역 / 샘터사 / 2021.08.31 / 원제 : Every Wrinkle Has a Story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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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는 제목만으로도 책장을 넘기게 싶게 했어요.

그리고 '주름'하면 생각나는 그림책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에서는 주름에 기억이 있다는 할머니셨지요.

이번 그림책에는 스토리가 있다고 하시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되네요.






즐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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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얼굴에 있는 주름은 어쩌다 생긴 거예요?"

"주름이 어떻게 하다 생겼냐고?... 그런 질문을 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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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름은 나이가 들어 생기지.

또 어떤 주름은 사는 동안 일어나는 온갖 일 때문에 생긴단다.

행복한 일과 슬픈 일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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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나고 내내 웃음이 나왔지. 걷다가, 자다가 웃더니 이렇게 주름이 생겼구나."

"이건 분명 내 주름이에요. 주름이 둥글잖아요. 그리고 저는 둥근 피자를 제일 좋아하고요."

"네 주름이 틀림없구나."






책을 읽고


책을 만나고 손에 쥐었을 때 표지에서 약간의 거친 질감이 느껴지네요.

마치 세월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듯한 거친 손을 만지는 느낌이었지요.

그렇게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어요.



주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체 부위는 얼굴과 손이지요.

얼굴 중에서도 특히, 눈가에 생긴 주름은 노화를 뚜렷하게 말해주지요.

이 주름은 피부 노화에 의해서 탄력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접혀 생기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핏줄, 장기, 마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나이듦은 젖어들어가지요.

노화는 삶을 빠르게 살아갈 수 없게 만들며 가장 먼저 느림을 가져오게 돼요.

처음부터 나이듦을 반기는 사람은 없겠지요.

부정하고, 분노하고, 타협하지만 결국 수용하게 되겠지요. 죽음과 질병의 수용 단계처럼 이요.

어느 과정에서나 수용은 중요해요. 바로, 자신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나이듦이 노화로 인한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지요.



주름은 나이듦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주름 안에는 이야기와 추억들이 있다는

때론 연륜이 담긴 주름에는 속마음을 숨기기도 하지요.

그림책 주인공 할아버지처럼 아내의 죽음, 반려견의 죽음의 슬픔과 손주의 탄생의 행복도 들어있지요.

이처럼 주름에는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 인생의 기록이 담겨 있네요.



멘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한 이 유명한 이스라엘 현대문학의 거장인 다비드 그로스만 작가!

창피하지만 전 이 작가님의 책을 모르지만 대화체의 문장들이 편안하게 다가오네요.

그보다 전체적인 짜임새를 넣은 그림 작가님이 진짜 궁금하네요.

아이의 손길이 할아버지의 주름에 닿은 다음 장면은 주름이 생긴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네요.

그 첫 번째는 이제 갓 뿌리를 내린 새싹은 주름 하나 없는 아이이고,

땅속으로 많은 가지들을 내린 나무의 모습은 아이와 할아버지의 모습인 것 같지요.

세찬 비와 강한 바람에서 삶의 유지하기 위해 잔뿌리를 땅속으로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들이 있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지요.

마치 우리네 삶처럼 말이지요.

아이의 손길이 스친 후, 그 두 번째는 그림은 물고기가 있는 강과 바다이지요.

물살이 거의 없는 강은 아이의 주름이 거의 없는 모습 같았고,

많은 파도와 너울을 가진 바다는 주름이 가득한 노인의 모습이지요.

바다 안에 그 많은 것들을 품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견디고 포용해야 했을까요?

그림만 있었다면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을 거예요.

글과 그림이 만나서야 그 깊은 의미들을 제가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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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한 명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 아프리카 격언






- 얼굴 주름이 보이는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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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 호무라 히로시 글 / 사카이 고마코 그림 / 엄혜숙 옮김 / 길벗스쿨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 시모나 치라올로 / 엄혜숙 / 미디어창비

엄마 주름살 / 장윤경 / 푸른숲주니어

고릴라 할머니 / 윤진현 / 웅진주니어

마음의 집 / 김희경 글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쭈글쭈글 주름 / 박정선 글 / 송혜선 그림 / 비룡소


얼굴 주름이 아니라 손 주름에 관련한 그림책도 생각나요.

<손 / 박완서 글 / 조원희 그림 / 현북스>과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 이야기꽃>이네요.






- 출판사 샘터의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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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샘터는 1970년부터 독자 곁에 있던 출판사이지요.

어린이 책인 동화책은 종종 출간 소식을 접했는데 그림책은 생각을 못 했네요.

출판사 샘터의 그림책을 검색 중 제가 소장 중이거나 마음속에 찜한 책들이 몇 권 있네요.

특히, 지금은 절판이 된 시리즈 샘터 클래식의 그림책들은 진짜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들이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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