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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리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7월
평점 :
앙코르 / 유리 / 이야기꽃 / 2021.07.20
책을 읽기 전
제가 찐 애정 하는 유리 작가님의 그림책이 출간되었어요.
몇 년 만에 출간되는 그림책인지 정말 반갑네요.
무슨 이야기와 어떤 장면들이 감동을 줄지 기대되네요.
줄거리
안단테 Andante 걷는 듯 천천히
돌체 dolce 부드럽게
바이올린은 전체 길이가 60cm쯤 되는 작지만 섬세한 악기다.
상처가 아무는 데에 작은 클리트 여럿이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시간..... 시간이 필요하다.
스피리토소 spirituoso 활기차게
조금도 치우치지 않도 똑바른 모양이라야 현이 당기는 힘을 끝까지 버텨 낼 수 있다.
중심이 잘 잡힌 바이올린은 연주자의 자세를 편하게 하고 균형 잡힌 소리를 낸다.
콘아모레 con amore 사랑을 담아
소리가 음악이 되려면 질서를 갖추어야 한다.
네 개의 현이 제각기 솔(G), 레(D), 라(A), 미(E), 맡은 소리를 내는 것이 바이올린 소리의 질서다.
책을 읽고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앙. 코. 르!'
유리 작가님은 식어버린 꿈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담으셨네요.
가정, 직장, 학업, 등 하루하루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들이 늘어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뿜었던 꿈들은 하나씩 접었지요.
그런 우리들에게 꿈은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고 앙코르를 통해 이야기하시네요.
프랑스어 ‘앙코르 encore’는 호평을 받은 연주에 대한 재연을 청하는 일이지요.
유리 작가님은 성공한 연주만이 아니더라도 실패했더라도 뜨겁게 시도했다면
'앙코르!'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멋진 연주였을 거라고 해요.
그림책의 제목인 이유이기도 한다고 하네요.
바이올린이 현악기 제작자의 손에서 다시 재조명되고,
새롭게 태어난 바이올린은 연주자의 손에서 다시 연주가 되네요.
두 부분 모두에서 재연된 것은 아닐까요?
저 역시,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그 열정의 과정의 이야기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앙코르>를 받은 그날부터 수없이 고민했었지요.
여전히 잘 모르겠네요. 너무 좋아하면 뭔가 할 수 없는 저의 이상한 패턴이 나타난 거죠.
요 며칠 그런 책들이 몇 권 있어서 힘들어요. 아직도 끝내지 못한 한 권이 더 남아 있지요.
매일 그림책 포스팅을 하는 저는 나름의 과정들이 있어요.
사진을 찍고, 자료를 찾아 정리하며 많은 시간과 고민을 이어가지요.
너무 좋아서 하는 그림책 포스팅이지만 가끔은 떠밀리는 경우도 있어요.
저의 이런 상황은 정확하게 짚으신 이웃 블로그님이 물어오시네요.
'아무튼 그래서 행복하신거죠?'
오늘은 <앙코르>를 꼬옥 완성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딱 이 질문을 받은 거죠.
제가 억지로 이어가는 건지, 정말로 그림책과 연결된 무언가가 연결되는 건지는 모르지만
왠지 이웃님의 질문과 <앙코르>의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것 같아 써 내려가 보내요.
아직 앙코르를 받을 정도로 멋진 글을 완성한 제가 아니지만
그림책을 읽어가는 그 즐거움에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어요.
나름 인생에서 큰 수술을 진행하던 날들, 재취업의 말 못 할 스트레스, 관계 속의 고민들...
이 모든 것들이 고민으로 다가오기 전에 그림책이라는 더 큰 즐거움에 빠질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림책 덕분에 고민에 고민으로 빠지며 혼자 동굴로 들어가는 저의 생각의 패턴에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림책을 더 많이, 더 자주, 더 깊게 볼 수 있는 시간의 여유만을 바라지요.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니까요.
가끔은 퇴직한 후 온종일 그림책을 들여다보는 삶을 꿈꿔 보기도 해요.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글의 깊이지요.
제가 글쟁이가 아니라서 깊이는 없지만 뭐~ 깊이 있는 글만이 글인가요?
제가 그림책을 읽고 행복하고, 알아가는 기쁨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그 작은 꿈들을 저는 매일매일 쌓아가는 중이거든요.
가끔 현실을 너무 무시하고 꿈에 빠지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요.
저요~ 행복해요. 그림책 덕분에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는 이웃님을 알게 되었는걸요.
면지의 앞과 뒤에는 현악기 제작자의 작업 테이블에 변화가 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명의 변화이지요.
그리고, 액자가 하나였지만 이제는 두 개이네요.
더 많은 변화는 직접 찾아보세요.
그림 속에서는 고양이의 이야기도 있어요.
작은 액자의 이야기도 있고요,
유리 작가님의 그림책에는 작은 부분까지도 이야기가 있답니다.
- 유리 작가님의 작품 -
<앙코르>의 뒤쪽 면지에 유리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을 넣어 두셨지요.
저도 소장 중인 유리 작가님의 작품을 꺼내 보았어요.
이야기꽃 출판사의 <돼지 이야기>, <대추 한 알>, <수박이 먹고 싶으면>은 그림책이지요.
<강아지똥별>은 김택근 작가님의 쓰신 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지요.
유리 작가의 그림은 집요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그림책 하나하나 깊숙이 들여다보고 관찰과 많은 조사를 통해 나올 수 있는 것들이라
'보고, 또 보아도' 새롭게 느껴집니다.
- 출판사 이야기꽃의 SNS
- <앙코르> 편집 과정 & 원화 -
<앙코르> 편집본의 한 페이지입니다.
프린터로 출력한 가제본 그림책에 계속해서 내용을 수정하고,
그림과 글자의 위치도 조정하면서 그림책을 만들어갑니다.
내용 감수와 함께 편집 후반 작업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예정했던 일정보다 좀 더 늦어질 것 같아요.
- 출판사 이야기꽃의 SNS
유리 작가님 그림책 <대추 한 알>의 작업 과정을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만나게 된 후 작가님을 애정 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작가님의 블로그는 쉬고 있어서 자료가 없네요)
독자는 한 권의 그림책을 10분도 안 되어서 읽어내지만 몇 년에 걸친 작업 과정의 이야기라니요.
이번 <앙코르> 역시 3년 동안 작업한 그림책이라고 해요.
그림의 힘이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의 주제를 깊이 들여다보는 유리 작가님이시기 때문이겠지요.
작가님의 원화 전시나 북토크가 진행되기를 진심 바라는 독자입니다.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