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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섭니다 ㅣ 가로세로그림책 13
장선환 지음 / 초록개구리 / 2021년 6월
평점 :
줄을 섭니다 / 장선환 / 초록개구리 / 2021.06.25 / 가로세로그림책 13
책을 읽기 전
줄을 서는 그림책이라면 저요! 저요! 저 줄 섰어요.
검정과 화려한 색감, 간소한 차림과 풍요로움...
다양한 대비들로 표지의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네요.
줄거리
무슨 줄일까요?
걸음을 멈추고 앞을 봅니다.
즐겁고 설렐 때도 있고, 무섭고 두려울 때도 있어요.
어느덧 이만큼 왔어요.
이 줄이 맞는 걸까요?
하지만 어느새 한 걸음 한 걸음 꿈에 다가서고,
나는 얼마큼 지나온 걸까요?
책을 읽고
그림책은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두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네요.
꼬마 토끼의 인생을 빗댄 줄과 사람들의 인생 전반을 빗댄 줄이라고 해요.
첫 번째, 꼬마 토끼의 인생 이야기에는 꽤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지요.
밝은 톤의 배경에 꼬마 토끼만이 등장하며 한 줄의 텍스트는 질문 의도에 집중하게 하지요.
질문의 깊이가 달라지면서 토끼가 성장해서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두 번째, 인생 전반을 빗댄 줄 서기에서는 많은 감정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의미를 표현했어요.
많은 캐릭터들 등장하고 그중에 꼬마 토끼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같은 목적을 위해 줄을 서는 것은 공동체가 되는 건가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서는 줄로 연대, 공동체라고 하지만 때론 또 다른 경쟁자가 되기도 하지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섰던 줄, 무료 시식이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줄...
줄을 서지 않으면 무언가 손해 보는 기분이지요.
같은 목적을 위한 줄이었지만 우린 이기적이었지 이타적인 마음은 없었지요.
이런 줄 서기를 비난한 생각은 아니에요. 저 역시 그 줄 어딘가에 서 있었기 때문이지요.
반면 공동체이기에 가능한 줄 서기도 있지요.
퇴근 시간의 막히는 도로 위의 길게 늘어진 자동차들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길을 양보하며 앰뷸런스를 보내주던 차량들의 줄 서기도 기억나네요.
이처럼 줄은 보이기도 하지만 식당에 주문한 음식 순서처럼 보이지 않는 줄도 많지요.
보이지 않는 줄에서는 나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할 것이라는 신뢰라를 생각할 수 있지요.
우리가 줄을 서는 것은 사회 공동체로서의 지켜야 할 규범이기 때문이지요.
많은 줄 서기 중에서 저를 가장 설레게 하는 줄 서기가 있어요.
좋아하는 작가님을 만나는 줄 서기이지요.
나보다 먼저 온 사람들, 긴 대기시간, 불편한 장소이지만 그 어느 순간보다 즐겁지요.
작가님과의 짧은 만남에 어떤 이야기로 작가님을 응원하고
팬인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문장들을 수없이 고민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어느 줄 서기보다 가장 잘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줄 서기가 이렇게 즐거울수만은 없는 게 인생이잖아요.
두려움을 느꼈던 적도, 답답함을 느꼈던 적도, 억울함을 느꼈던 적도 있던 줄 서기이지요.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도착하기 위해서 줄의 끝에 가야 하더라고요.
느릴 수도, 새치기를 당할 수도, 다른 줄로 옮겨 갈 수도 있지만 결국 줄을 서게 되더라고요.
여유를 가지고 난 어떤 줄에 서 있고, 지금 서 있는 줄이 내가 서려던 그 줄이 맞는지 확인해요.
지금까지 줄을 섰어요. 이젠 내 차례이네요.
어깨를 펴고 당당한 발걸음으로 들어가 볼까요?
정선환 작가님의 그림책은 표지와 본문의 느낌이 너무 다르게 느껴져요.
<줄을 섭니다>는 세련된 느낌의 표지와 달리 본문은 귀여운 그림체이고,
<갯벌 전쟁>의 강렬한 주황색 표지와 달리 본문은 부드러운 색감들이 가득하지요.
<아프리카 초콜릿>도 그렇고 표지와 본문의 느낌이 예상치 못한 반전을 가진 것 같아요.
- 장선환 작가님의 그림책 -
줄을 서 있는 동안 우리는 멈춰 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돼
천천히 느리게 세상을 둘러볼 수도 있지요.
혼자였던 내가 ‘우리’가 되는 순간도 경험해요.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줄 앞에 서게 될까요?
_장선환
<갯벌 전쟁>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1389939713
- 출판사 초록개구리의 '가로세로그림책' 시리즈 -
마음은 넓게 생각은 깊게 가로세로그림책은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이웃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어린이의 마음,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은 어린이의 생각을 그림과 이야기에 담아 펼쳐 냅니다.
- 출판사 초록개구리 책 소개 내용 중
이 시리즈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고 있지 못해서 깜짝 놀랐네요.
그런데 니키 매클루어의 그림이 들어간 두 권을 소장 중이네요.
<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날마다 멋진 하루>이지요.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요. 왠지 미안할 뻔했어요. ㅋㅋㅋ
- 줄을 서는 그림책 -
두 마리 당장 빠져! / 신디 더비 / 이숙진 역 / 천개의바람줄의 끝에서 / 마르셀로 피멘틀 / 나미북스
줄 서세요! / 크리스틴 로시프테 / 책속물고기
내가 먼저야! / 헬렌 헤스터 글 / 린 먼싱어 그림 / 서유라 역 / 보물창고
다음엔 너야 / 에른스트 얀들 글 / 노르만 융에 그림 / 박상순 역 / 비룡소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