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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의미 - Bible+Drawings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염정용 옮김 / F(에프) / 2021년 8월
평점 :
시간의 의미 / 크빈트 부흐홀츠 / 염정용 역 / f(에프) / 2021.08.20 / 원제 Alles hat seine zeit(2020년)
책을 읽기 전
크빈트 부흐홀츠 작가님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읽어야 할 책.
'시간','의미'라는 단어가 주는 삶의 자세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책.
초현실주의 미술의 이야기를 해석할 수는 없지만 읽어보고 싶은 책.
줄거리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심을 때가 있다면
마무리하고 거둬들여야 할 때가 있고요.
열심히 모으고 간직할 때가 있는가 하면
다 던져 버리고 놓아 벌릴 때가 있지요.
전쟁하듯 싸울 때가 있고
평화가 깃들 때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시간', '의미'라는 제목의 단어에 대한 자주 접하지만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순간 수집가'로 알려진 크빈트 부흐홀츠라면 이 두 가지를 익숙한 듯 새롭게 보여줄 것 같았지요.
<시간의 의미> 속의 문장들이 삶의 메시지를 전해주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요.
그런데 제가 본문이 들어가기 전 '일러두기'를 놓쳤더라고요.
'성경의 구절(전도서 3:1-8)을 두루 읽히도록 새롭게 풀어 번역했다.'
아~ 성경의 구절이 아니라 해도 공감 가는 메시지들이네요.
그의 작품을 얼핏 보아서는 점으로 그려졌다는 것을 알 수 없어요.
수많은 점들이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색이 혼합되어 부드럽게 보이지요.
하나의 색으로 나타내는 것보다 색의 조화를 가져오면서 더 밝고 선명해 보이지요.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언젠가 꿈에서 본 세계', '고독과 몽환으로 형상화하는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나 봐요.
저는 즐겁게 느껴지는 부분도 위태롭게 느껴지는 부분에서도 빼어 놓을 수 없는 감정은 고독인 것 같아요.
누군가 만든 외로움이 아닌 자신이 세상에서 홀로 떨어져 외롭게 쓸쓸함을 만들어 내지요.
'열심히 모으고 간직할 때가 있는가 하면
다 던져 버리고 놓아 벌릴 때가 있지요.'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수집과 비움에 중간에 서 있던 저인지라 마음에 꼭 들어왔지요.
모으고, 모아도 끝없이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한 욕망에 마음이 지쳐 가고 있었지요.
그러면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게 되더라고요. 진짜 다 던져 버렸지요.
(식구들은 다 던지게 아니라고 하지만 전... 진짜 던져 버린 거예요)
크빈트 부흐홀츠가 그려 놓은 책장 안에도 한 곳은 비어 있네요.
꽉 꽉 채운 저의 책장과는 너무 대조적이라서..
지금 버리고 있는 이 시간에 집중하고 싶어지네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시간'의 의미가 다가왔지요.
그는 행동으로 나설 때와 마음으로 나설 때의 구별하며, 그 순간을 기다리라 이야기해요.
희망의 그 순간을 기다릴 때까지의 그 초조함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지요.
그때가 오기는 오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에도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그 순간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준비를 하는 중이지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다 다른 것 같아요.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다고 다른 이들이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인생을 조금 살아 본 입장에서 사실 그 일이 훗날 나에게 어떻게 되돌아올지 알 수는 없지요.
정말 쓸데없는 일을 했을 수도 있지만 여유를 찾고, 나를 찾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하고,
지금의 나의 직업을 구하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하니 시간 낭비에 대한 생각에 저는 반기를 들어요.
'의미'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그건 낭비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시간 낭비에 대한 이야기보다 시간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게 저는 더 중요한 것 같네요.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뚜렷이 구분하라.
시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매 순간을 즐겁게 보내고 유용하게 활용하라.
그러면 젊은 날은 유쾌함으로 가득 찰 것이고
늙어서도 후회할 일이 적어질 것이며
비록 가난할 때라도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 루이사 메이 올콧
-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 -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들은 1999년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어요.
지금은 대부분의 책들이 절판이 되었고 3~4 권의 책만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그의 그림은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익숙함이 거부된 난해함이 이유에서 절판된 것일까?
저 또한 그의 그림이 의도하는 깊이 있는 해석은 전혀 할 수가 없지만
마음으로 흘러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어서 그의 책을 들여다보지요.
그 무언가는 장면마다 다르지만 어느 날은 아득함, 신선함, 아픔, 기다림, 위태로움, 빛...
그림책 대부분 같은 장면을 어느 상황에서 보느냐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는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개되지 않아서 기다려지네요.
앞으로도 그의 그림책은 쭈욱~ 소개되면 좋겠네요.
<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1509345263
- f 그래픽 컬렉션 시리즈 -
탁월한 시각예술과 매혹적인 텍스트의 만남.
충돌, 삼투 그리고 조화!
- 출판사 f(에프) -
지금까지 열여덟 권의 그래픽 컬렉션이 완성되었네요.
저도 f의 그래픽노블 덕분에 좀 더 쉽게 자주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읽을 당시에는 큰 의미를 몰랐다가 후에 그 깊이를 알게 된 책도 있고
장면의 파격적이고, 잔잔하고... 이런 아름다움으로도 놀라웠는데 영화가 된다는 책도 있었지요.
앞으로도 출판사 f(에프)의 그래픽노블을 항상 기억하고 관심 있게 볼 거예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