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문주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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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 / 라울 니에토 구리디 / 문주선 역 / 미디어창비 / 2021.06.15 / 원제 : Lo difícil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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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작가님의 <두 갈래 길>, <새가 되고 싶은 날>, <바다로 간 페넬로페>를 읽었지요.

이 작품을 알고 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가님이시지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어떤 그림으로 이야기할지 궁금하네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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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면 모든 게 어렵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귀가 아프다.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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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주인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슬며시 웃고 만다. 그냥 웃고 만다.

말하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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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 버스 정류장까지 계산을 한다.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는 17초가 걸린다.

수를 세면 마음이 편해진다.








책을 읽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 라울 니에토 구리디


라울 니에토 구리디 작가님이 <어려워>를 통해 전하고 싶은 한 문장인 것 같아요.

주인공 소년은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모든 것들이 어렵고 힘들어요.

이 아이가 힘든 일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하는 일이지요.

빵집 아저씨, 이웃집 아줌마,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네기가 어렵지요.



여기서 끝이 아니지요.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기가 어렵지요.

우리는 말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기호인 말은 관계가 없는 곳에서는 무의미할 것 같아요.

공감과 소통을 위한 말은 나를 표현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도구 중 하나이지요.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닌 혼잣말은 마주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지요.

상호 작용이 필요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나

정확한 의사 전달이 되지 않은 말들은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도 있지요.



“안녕하세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관계 시작을 위한 반가운 의미의 인사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 시작이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네요.

주인공 소년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과 관계를 생각하고 있지만 그 시작이 쉽지 않네요.

아이가 타인 건네오는 소통에 대응 방법으로 들리지 않은 척, 다른 곳 쳐다보기, 침묵하기, 있는 듯 없는 듯 하기이지요.

아이는 자신의 이런 상태가 나아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지요.



까만 바탕에 아이가 쏟아내는 이야기의 장면과 현실의 일들이 보이는 장면이 교차하며 진행되지요.

담담한 독백 형식의 텍스트의 진행과 함께 그림으로 아이의 불안함이 가득한 내면을 잘 보여주네요.

연필의 선과 색이 없는 모습으로 그려진 작은 아이의 캐릭터만으로도 느낌은 충분히 전달되었지요.

또, 아이 주변 존재하는 수많은 선들이 주변 캐릭터들과의 다름, 복잡함, 고립감, 혼란까지 표현하지요.

이 독특함은 시작과 함께 면지에서 숫자가 가득 적힌 복잡한 장부 이미지로 보여졌지요.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운 아이의 하루를 따라가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들지 알게 되네요.

자신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변화를 시작하려 하고 있지요.

그런 아이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가님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맘 없는 응원, 어설픈 위로보다는 아이가 스스로의 모습을 알 수 있게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네요.








-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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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나야 / 라켈 디아스 레게라 / 정지완 역 / 썬더키드 / 꼬마도서관

그래도 나는 / 김주경 / 봄볕 / 햇살 그림책(봄볕)

가장 작은 거인과 가장 큰 난쟁이 / 롤랑 퓌엔테스 글 / 알렉상드라 위아르 그림 / 머스트비

프랭크, 다리가 일곱 개인 거미 / 미카엘 라지 / 나린글 편집부 옮김 / 나린글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 가브리엘레 클리마 글 / 자코모 아그넬로 모디카 그림 / 유지연 역 / 그린북



소개하는 여섯 권의 그림책은 제가 포스팅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라는 문장을 사용했던 그림책이지요.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지만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부분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그대로, 타인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다짐해 보네요.








-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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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니에토 구리디작가님의 그림책은 현재 아홉 권이 한글 번역되어 소개되었어요.

그중에서도 작가님이 쓰고 그린 그림책은 <어려워>와 <두 갈래 길>로 두 권이지요.

저는 작가님의 아홉 권의 작품 중 우연히 만나게 된 <마지막 나무>부터

가장 최근 작품 <어려워>까지 모두 여섯 권의 작품을 포스팅했네요.

나머지 작품들도 꼬옥 포스팅해야겠다는 열정이 뿜뿜~ 쏟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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