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날 갑자기 (양장)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1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6월
평점 :
어느 날 갑자기 / 하수정 / 길벗어린이 / 2021.06.30 /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1
책을 읽기 전
하수정 작가님의 그림책이라면 직접 펼쳐보아야 하지요.
책을 열면 어떤 특별함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어느 날 갑자기>는 양장본의 그림책과 함께 보드북도 함께 출간되었네요.
무슨 이유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왜 울지?
왜 우는 거니?
아하! 배가 고팠구나.
그래그래, 맛있게도 먹네.
하하하....
웃으니까 예쁘네...
책을 읽고
어느 날 갑자기...
아기였던 아이가 군대에 간다고 해요.
근무 중인 저에게 전화로 아이는 입영 일자 확정 소식을 알려 주었지요.
그리고 오후에 도착한 <어느 날 갑자기>를 읽었지요.
(그림책과 생기는 이런 우연의 에피들에 행복하기도 하고, 울먹거리기도 하지요)
그림책의 이야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제 세상으로 들어온 아이가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제가 들어갈 수도 없는 아이만의 세상으로 떠나가 버리네요.
재취업 후 지쳐서 퇴근하는 저를 보면서 저보다 더 많은 집안일을 해 주는 아이이고,
남편에게 쌓인 불평도 들어주고, 직장에서의 생긴 넋두리에도 공감을 해 주는 아이인데....
해 준 것도 없는데 점점 저와 함께 했던 공간 속에서 자기만의 공간으로 들어가네요.
그림책을 보면서 아기의 한 살의 순간들을 더듬어 기억해보게 되네요.
막달이 될수록 매일 다르게 불러오는 배는 아기가 태어날 것을 알려주지만 실감 나지 않았지요.
수많은 이유들로 잠에서 수시로 깨어나야 했고, 뒤집어 자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빠른 출산이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육아를 시작하면서 임신 기간의 수면을 방해는 애교였다는 것을 알았지요.
특히 첫째와의 시작은 모든 것들이 처음이었기에 아이의 모든 것들이 불안하기만 했었던 것 같아요.
시도 때도 없이 울음을 터뜨리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림책 속 엄마처럼 모든 것을 다 해 보기도 하며 운이 좋으면 첫 번째로 시도했던 기저귀만으로도 해결되는 행운은 흔하지 않았어요.
아이는 분명 이유가 있었겠지만 저에게는 그냥, 이유도 없이 우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었지요.
그러다가도 아이가 웃어주거나, 쌔근쌔근 잠이 들면 천사가 따로 없어요.
그동안의 모든 피로가 다~ 날아가 버려요.
그렇지만 그 착각도 잠시 또다시 고된 육아는 시작되지요. 아이의 한 살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귀여움을 장착하면서도 시한폭탄 같은 울음을 언제 터뜨릴지 모르는 한 살의 아기는
대담한 붓 터치로 포동포동 커다란 아기로, 반면 한없이 작아지 엄마는 연필로 표현하셔서 더 재미있어요.
아이가 한 살일 때 신혼 생활이라서 집을 정리하고 예쁜 모습으로 신랑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지요.
그림책 장면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기본이고, 모유 수유를 하면 젖어버리는 옷들로 예쁠 수가 없었지요.
거기에 젖병, 딸랑이, 기저귀, 이불, 보행기.... 아기용품들로 채워지면서 집은 정리가 되지 않았어요.
또, 모든 해결책을 다 사용해도 멈추지 않는 울음에 함께 울기도 하고,
의성어에 넘어가듯 웃는 아이와 함께 웃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지내왔지요.
매일 전쟁 같은 육아여서 끝이 없을 것 같았지만 어느새 아이는 군대를 가고
엄마의 마음과 상황까지 이해하는 멋진 청년이 되었어요.
이젠 다 커버린 아이가 저와의 포옹은 안는다기보다는 안긴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마치 그림책 속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지요.
이 그림책은 어린 아기의 엄마는 아이의 엄마대로,
성년이 된 아이의 엄마는 엄마대로 누구나 읽을 수 있어요.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도 빛이 되는 소중한 아이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네요.
-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시리즈 -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은 즐겁고 따뜻하고 교훈이 넘치는 책.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에 남고 오래도록 좋아할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고 하네요.
- 출판사 길벗어린이 책 소개 내용 중
<만희네 집>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첫 번째 그림책으로 1995년에 출간되었지요.
그리고 백 번째 <파닥파닥 해바라기>에 이어서 백열한 번째 <어느 날 갑자기>까지 출간되었어요.
길벗어린이 출판사의 좋은 그림책 출간으로 많고 다양한 그림책들 만날 수 있었네요.
앞으로 오백 번째, 천 번째 그림책을 출간하는 출판사가 되길 바라봅니다.
- 하수정 작가님의 그림책 -
<어느 날 갑자기>를 읽는 동안 '내가 알던 하수정 작가님이 맞으시나?'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작가님의 그림책을 읽고 나면 항상 마음에 남는 '울림'이 있었지요. 그래서 더 좋아하고요.
하수정 작가님이 남겨주는 울림은 맞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울림이네요.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의 울림이네요.
작가님의 다음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일지 벌써 기대되네요.
<마음 수영>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2032358259
- 하수정 작가님 온라인 북토크 -
북토크가 있었어요. 일정은 알고 있지만 근무 시간이라 함께 할 수가 없었네요.
출판사 길벗어린이에서 저처럼 일정이 안 맞으신 분을 위해 북토크 영상을 올려주셨네요.
예쁘고 우아한 하수정 작가님의 모습을 뵐 수 있어서, 작가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재미있고, 위트 있는 말 솜씨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시간이 금방 가 버렸네요.
<어느 날 갑자기>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의 양장본과 아기 그림책의 보드북이 동시 출간되었지요.
양장본의 그림책에는 완성 시안의 삭제 없이 모두 16장면이 있고, 보드북에는 12장면이 있지요.
보드북에는 엄마의 평온한 모습이 담긴 인트로 장면이 없어요.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시면 초기의 호러적인 시안과 다양한 기법의 드로잉 습작들,
그리고 열일곱 살의 따님의 이야기까지의 작업 과정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어요.
길벗어린이 출판사 '하수정 작가님 온라인 북토크' 링크 :
https://www.instagram.com/tv/CQgCZY4lBhu/?utm_source=ig_web_copy_lin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