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고정순 그림, 배수아 옮김, 김지은 해설 / 길벗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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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글 / 고정순 그림 / 배수아 역 / 김지은 해설 / 길벗어린이 / 2021.05.10 /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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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표지의 주인공의 옆모습에서 고정순 작가님의 옆모습이 보이는데...

저만 느끼는 걸까요?

안데르센의 작품이라고 하니 더 궁금해지네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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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고향을 떠나 낯선 남쪽 땅으로 여행을 떠난 한 학자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힘겹게 지낸다.

맞은편 집에 사는 이가 궁금했으나 직접 가지 못하던 학자와 달리 그림자는 그 집으로 들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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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으로 온 세상의 비밀을 모두 알게 된 그림자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학자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되어 학자를 다시 찾아온다.

오랜 시간 학문에만 몰두하느라 존재감을 잃은 학자는 그림자의 설득에 마지못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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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며 그림자는 주인이 되고 학자는 그림자의 그림자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학자의 지식을 이용하여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된 그림자는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학자에게 비밀을 지킬 것을 강요하지만 학자는 이를 강하게 거부하는데….

- 출판사 길벗어린이 책소개 내용 중








책을 읽고



안데르센의 책 중에서 자신의 내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책이 <그림자>라고 하네요.

세상의 모든 추악함을 이용해서 권력과 부, 명예까지 얻게 되는 그림자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지 못하면서 점점 인간의 존재감을 잃어가는 학자가 있지요.

그림자와 학자는 다른 인물이 아닌 동일 인물로 이중자아네요.


P.28

“그림자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


이 문장부터 묘하게 거슬리게 시작했어요.

본인이 그림자이면서 상대에게 마치 확인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러더니 거만한 그림자가 학자에게 세상을 잘 모르니 여행을 떠나라는 제안을 하지요.

처음에는 거절을 하던 학자는 제안을 허락하는 순간, 학자는 돌이킬 수 없는 끝으로 걸어가지요.


P. 40

“당신이 나를 너라고 부르면 내가 당신의 그림자로 살던 때가 생각나서 그걸 허락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을 너라고 부르고 싶군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바가 절반은 이루어진 것 아닌가요?”


학자는 그림자와 잘 맞는 여행 친구가 된 것 같아서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존칭을 생략하자고 했더니

그림자는 옛 주인인 학자에게 너라고 부르며 하대를 하고 학자는 존칭을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아~ 학자여! 그림자와 함께 다니면서 친구가 된 거라 착각했던 것 같네요.

항상 경계하고 언제 너를 끝으로 몰고 갈지 모르는 적인 그림자에게 학자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버린 거죠.

아니면 학자가 스스로가 겸손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이젠 그림자와 비슷한 위치에 서 있으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요?

누군가는 존칭을 하고 누군가는 하대를 하는데도 참아야 한다면 모욕감을 어찌해야 하나요.

결국 학자는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받아들이고 행동을 하는데...



학자는 무엇을 했어야 하는 걸까?

두려움에서도 자신을 직시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목탄으로 그려 낸 고정순작가님의 그림들에서 강렬함과 아득함으로 아픔이 느껴지네요.

그림자처럼 변해버린 학자와 사람처럼 변해버린 그림자의 모습에 소름이 끼쳐요.

마지막 장면은 가장 무서웠고, 등골에 섬뜩함이 느껴왔어요.



<그림자>를 만나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던 그림책이었어요.

제목, 그림... 모든 게 어둡게만 느껴지는 책이었거든요.

다시 생각해 보면 어둠 속에서 마주하는 진실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고정순 작가님의 책들은 독자의 어두운 내면들을 파헤치 듯 훤히 들여다보고 계시는 것 같거든요.

이번 그림책 역시... 안데르센의 텍스트이지만 고정순 작가님의 책이네요.

모든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을 슬쩍 숨겨 놓은 그림자가 저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괜찮아. 다 소유할 수 없어. 다 이룰 수 없어'라고 하지만

소유하기 위해 비우고, 이루기 위해 비우는 모습이 저의 진짜 모습을 마주했어요.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으니 괜찮아.'라고 애써 변명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와 연결된 나의 그림자도 들여다보며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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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단편 문학들을 품격 있는 그림으로 새롭게 꾸민 작가앨범은

어린이의 마음을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한 문학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 길벗어린이 책 소개 내용 -


작가앨범 시리즈 중에서도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들이 따로 있네요.

<시골 쥐의 서울 구경>, <만년샤쓰>, <밀짚잠자리>, <소음공해>, <그림자>까지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출간된다고 하니 기대되네요.


<밀짚잠자리>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1633623168

 







- 고정순 작가님이 읽는 <그림자> &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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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길벗어린이 유튜브에서 고정순 작가님이 직접 읽어주시는 낭독 영상이 있어요.

작가님의 목소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자>이네요.

낭독하는 글귀에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살아나고 그림이 그려지네요.

작가님의 낭독은 본문 전체가 아니라 작가님께서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문장만 읽어주시네요.

꼬옥 <그림자>의 전부를 읽어보세요. 아니 듣고 나시면 궁금해서 읽게 되실 거예요.



<그림자> 출간 기념 온라인 북토크가 4월 15일에 인스타 라이브에서 진행되었지요.

고정순 작가와 김지은 평론가가 함께하는 《그림자》 출간 기념 북토크였지요.

안데르센이 《그림자》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 작가에게 의미... 등

깊이 있는 이야기가 있고, 작가님의 해설과 작업 과정까지 듣게 되어요.

<그림자>는 이 북토크를 꼬옥 들어야 그 깊이를 더 잘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고정순 작가의 낭독 영상 :https://youtu.be/-p-8OTwU5xc

 

고정순 작가와 김지은 평론가의 북토크 : https://www.instagram.com/tv/CNrxdeYlt7l/?utm_source=ig_web_copy_lin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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