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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왕과 사라진 장난감
베랑제르 쿠르뉘 지음, 도나티앵 마리 그림,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9월
평점 :
달의 왕과 사라진 장난감 / 베랑제르 쿠르뉘 글 / 도나티앵 마리 그림 / 김주경 역 / 주니어김영사 / 2020.09.01 / 원제 Le Roi De La Lune (2019년)
책을 읽기 전
달에 왕이 있다고요?
어떤 장난감이 사라졌을까요?
표지에 등장한 캐릭터들로 궁금증이 배로 커지네요.
줄거리
어느 날 저녁, 거대한 머리를 가진 독재자 ‘달의 왕’이 아나틸드의 침실 문을 벌컥 열고 찾아왔습니다.
달의 왕은 아나틸드를 자신의 우주선에 태워 달로 데려가 버립니다.
달의 성에 도착한 아나틸드는 ‘달달이’라는 이상한 생명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달의 왕이 모은 수많은 장난감들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장난감은 달의 왕이 지구의 아이들에게서 훔친 장난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나틸드는 달의 왕이 아픈 아이의 장난감 기차를 훔칠 계획을 짜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과연 아나틸드는 왕의 도둑질을 멈추게 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책을 읽고
독특한 그림책의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어요.
2020 볼로냐 라가치상은 여러 부문으로 나뉘어서 수상작을 발표하지요.
그중 픽션 부문의 대상(winner)은 한 권, 우수상(mention) 세 권이지요.
우수상을 수상한 세 권의 책 중 <달의 왕과 사라진 장난감>을 만나게 되었어요.
표지의 독특한 캐릭터들만으로도 너무 궁금했던 책이라 반가웠어요.
제목에서 '사라진 장난감'이라고 하는 단어에서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마른 인형들이 생각나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까지도 가지고 있던 마른 인형들을 어느 순간에 놓쳐버렸는지 기억에 없네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제자리에 두지 않아서 살림을 정리하던 중 버림을 받았을 것 같네요.
그런데 장난감이 버림을 받은 게 아니라 지구의 장난감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누군가 훔쳐 간다는 상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 <달의 왕과 사라진 장난감>이지요.
맞아요. 장난감들은 달의 왕이 가져갔으니 당연히 달의 성에 있을 거예요.
섬을 만들 정도로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는 달의 왕은 항상 즐겁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가득하니 장난감만 바라보아도 행복이 퐁퐁 솟아오를 것 같네요.
하지만 첫 등장부터 달의 왕은 까칠하고 신경질적인 말투에 상대를 존중하는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
뭐든지 제멋대로 하는 성격을 가진 친구라면 절~ 대~ 함께 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또, 달의 왕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기차를 가질 수 없을 때의 모습은
마치 아이들이 장난감 코너에서 나뒹굴며 투정을 부리는 아이의 모습이 오버랩되네요.
이런 달의 왕이 바뀔 수 있을까요?
달의 왕은 장난감을 훔치는 것이 나쁜 일이지, 장난감을 잃어버린 아이의 아픈 마음을 몰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쩜 누군가와 함께 마음을 나누어 본 적이 없어서 행복과 기쁨을 모르는 것일 것 같아요.
그래서 기차를 가진 아이와 한바탕 신나게 놀아 본 후 장난감을 훔치거나 혼자 놀기보다는
서로 나누고 함께 놀 때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지요.
“내 빨간 배! 도둑이야!.”라는 외침의 반전은 꼬옥 확인하세요.
그림 작가님은 판화 기법으로 달의 표면, 성, 우주선, 배, 기차, 집을 입체적이고 섬세하게 묘사했다고 해요.
‘달의 왕’, ‘아나틸드’, ‘달달이’ 등 등장인물의 모습 또한 개성 있고 색감들이 환상적이지요.
작가가 색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30cm가 넘는 큰 판형, 내지는 조금 두껍게 느껴지는 질감까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림들이 테두리 안에 가득한 것 같지만 여백들이 많아서 오히려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네요.
텍스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한글 번역한 폰트의 디자인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네요.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달의 왕이 되기도 하고, 아나틸드가 되기도하며 즐거움을 가진 그림책이었어요.
- 원작 <Le Roi De La Lune>의 본문 -
사진 출처 : 그림책박물관
독특한 그림과 텍스트들이 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해졌지요.
그림의 색상도 놀라웠지만 원작의 텍스트를 보며 감탄했던 것 같아요.
프랑스 작가님들의 이야기의 텍스트는 해석이 불가하지만
필기체 서체가 주인공들의 감정을 보여주거든요.
때론 그림과 어우러진 텍스트들이 역동성이나 모양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했지요.
원작의 세 장면만 보여드렸지만 장면을 만나면 만날수록 원작이 더 보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네요.
- 2020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수상작 -
2020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는 COMICS(만화) 부문이 새로 생겼지요.
독자의 연령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수상작이 선정되었어요.
올해의 특별상의 주제는 시네마 부문이었지요.
위의 책 목록은 2020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수상작으로 번역 출간된 책들이지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이지요.
소장 욕구 또한 뜨겁게 일어나는 것도 막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