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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다 ㅣ 인생그림책 6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9월
평점 :
피어나다 / 장현정 / 길벗어린이 / 2020.09.25 / 인생 그림책 6
책을 읽기 전
출판사 길벗어린이의 '인생 그림책'의 신간 그림책이 출간되었네요.
깨끗한 표지의 이미지, 장현정 작가님의 그림책, 등 여러 이유로 궁금증이 생기네요.
'피어나다'의 여러 의미들도 잠깐 생각해 보았어요.
줄거리
쏘옥 쏘옥
두리번 두리번
나도 피어납니다.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책을 읽고
'피어나다'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셨나요?
표지에는 매미의 모습도 있었지만 저는 제목의 의미와 떨어지는 꽃잎과 만개한 꽃을 보면
꽃 이야기, 생각이나 삶, 성장의 의미로도 상상해 보았지요.
<피어나다>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작가님의 첫 번째 그림책인 <맴 / 2015년>을 생각했어요.
맞아요! 이번 이야기는 매미 이야기였어요.
그 매미가 보여주는 수많은 허물들에서 생각, 느낌, 웃음이 피어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림이 궁금하고 결말이 궁금해서 급하게 넘기던 책장이 매미의 반짝이는 눈과
마주하는 순간부터 페이지는 넘기는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책의 처음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64페이지인 <피어나다>를 천천히 넘겨가며 매미의 허물들을 미물이라 생각한 제가 부끄럽네요.
땅속을 떠나 세상으로 나오는 설렘과 호기심, 높은 곳을 향해 오르기 위한 노력과 간절함,
천적을 피해 숨는 긴장감과 두려움, 허물을 벗는 조용하고도 경이로운 시간에서
성충으로 변모한 환희까지 정말 다양한 감정들이 그 허물 속에서 성장하고 있던 거였네요.
매미가 7년이 넘는 시간을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지낸 후 성충으로 겨우 2~3주 살지요.
그래서 '인내', '환생'을 의미하며 수액만을 먹기에 '고결함'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해요.
매미는 오덕을 갖추고 있어서 옛날의 왕과 신하들은 매미 날개 모양을 붙인 익선관을 쓰고 정무에 임했다고 해요.
매미의 오덕은 선비를 상징하는 문(文), 맑은 것만 먹는 습성에서 맑은 정신을 상징하는 청(淸), 사람이 가꾼 곡식이나 채소는 먹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하기에 렴(廉),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이 사는 검소함 검(儉), 계절이 지나면 들을 수 없는 매미 울음과 힘들게 태어났지만 때가 되면 죽음을 맞이하는 믿음 신(信) 이지요.
이렇게 우리 선조들이 매미에게서 갖는 매미의 깊은 뜻까지 알고 나니 매미의 매력에 더 빠져들어요.
책에 단어가 거의 없어요. 오히려 의성어, 의태어가 더 많지요.
텍스트의 설명 보다 짧은 글과 잘 어우러진 그림이 보여주는 힘이 강한 그림책이었어요.
주위에서 자주 보던 나무들과 꽃들을 보며 그 안에서 매미는 성장하고 있었어요.
솔잎에 바람이 불어 흔들림이 느껴지고, 나뭇잎 뒤에 숨어 있는 매미 그림자에서는
자연이 먼 곳이 아닌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도 했어요.
매미를 보면 가장 먼저 <피어나다>가 떠오를 것 같은 내년 여름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 인생 그림책 시리즈 -
인생그림책 시리즈는 놓치고 싶지 않은 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이지요.
<월든>을 시작으로 <허튼 생각>, <시소>, <나를 찾아서>, <은하 철도의 밤>,
그리고 <피어나다>까지 모두 여섯 권의 그림책이 출간되었지요.
첫 번째 그림책부터 마음에 들어왔던 시리즈이라서인지 출간 소식을 기다리게 되네요.
자기의 경험과 생각만큼 읽게 되는 인생그림책 시리즈! 계속 기대할게요.
시리즈를 소개하는 그림마저 출간되는 책과 잘 어울리게 디자인을 하셔서
마음에 들어서 출판사 길벗어린이의 책 소개 내용을 캡처해왔어요.
<은하 철도의 밤>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2042533335
- <피어나다> 원화 전시회 -
9월 24일부터 10월 10일까지 조은이책방에서 2차 원화 전시를 열고 있어요.
원화와 더미북, 단 한 권의 책을 위해 몇 년간 모으고 관찰한 매미의 허물까지 관람할 수 있다고 해요.
2차 원화 전시의 시작과 함께 라이브 강연도 하셨네요.
조은이책방의 인스타그램으로 가시면 작가님의 강연을 청취할 수 있어요.
작가님에 그림책 이야기부터 <피어나다>의 작업과 관련된 제목의 변천사,
사진 그림책의 더미북, 주인공 매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요.
작가님의 이야기에 홀딱 빠져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들었어요.
조은이 책방 라이브 강연 :https://www.instagram.com/tv/CFhIAH1l_4G/?igshid=hjdhbc8ezn7s
장현정 작가님이 쓰고 그린 책은 모두 세 권이지요. 세 권 중에 <그래봤자 개구리 / 모래알>이 없네요.
세 권의 그림책의 표지의 색이 모두 흰색이고 장면에서는 여백들이 많지요.
그래서인지 매 작품마다 여유와 쉼, 위로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