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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生(묘생)이란 무엇인가
이영경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8월
평점 :
묘생이란 무엇인가 / 이영경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08.10
책을 읽기 전
고양이 이야기는 묘하게 끌린다.
제목부터 인생에 담긴 이야기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만난 이영경 작가님의 작품도 기대가 된다.
줄거리
“너, 묘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아침이면 아침마다 아빠가 말했습니다.
동생인지 뭔지가 들어왔습니다.
묘하게 구겨지는 이 기분은 무어지?
나는 누구인가?
“너, 묘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고......
어느 날 아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고
표지를 넘겨 면지의 헌사를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아리다.
이영경 작가님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얼마 안 가,
반려묘 고갱이도 떠나버리며 두 가족을 잃고 만든 책이라고 한다.
이런 아린 마음으로 시작한 책은 책장을 넘길수록 감정이 달라진다.
동생 고양이가 들어와 귀여움을 차지하며 묘하게 구겨지는 자신의 기분에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하는 부분은 삶을 생각하게 하며 이래저래 엎치락뒤치락 거리게 만든다.
또, 마지막 장면은 어떤가 '냐~ 흥'이라니.... 유쾌한 엔딩이다.
인생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원하는 모습, 내가 원하는 집, 내가 원하는 가족, 등 선택하고 싶은 것은 많을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어디 내 마음대로 되었다면 이리 살지 않았을 텐데... (그렇다고 딱히 달라지는 것도 아닐 것 같지만)
인생에서 구겨지지 않을 때가 언제 있던가
물레 같은 인생사에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서럽고, 여유롭고, 아늑하고, 공허하고, 허무하고...
모든 감정들을 쏟아부어도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은 게 인생이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하기에 조금 덜 외롭다.
가끔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로움이나 스산한 기분이 느껴지는 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묘생이란 무엇인가>를 읽는 동안 고양이 이야기가 아닌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고양이를 잘 몰라서 책이 보여주는 그 매력을 모를지도 모르겠다.
그림에서 고양이가 아닌 사람의 손이 보인다.
결말 부분에 고양이에게 내민 손이 왜 이리도 눈물이 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누워 있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손을 제외한 몸이 하나의 선이다.
하나의 선에 사람을 표현한 작가님의 내공이겠지만 뜬금없이
내가 떠나면 내 자리엔 무엇이 남을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에는 논리적인 관점이나 기승전결의 구성의 기술력은 없다.
그렇다라도 이야기의 방향, 이야기의 주제가 있어야 하는데
왠지 이번 글은 손이 가고 생각이 떠가는 데로 그대로 적어본다.
시간이 지나고 이 글을 보며 후회라는 두 글자를 남길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생각과 기분을 둥둥 띄어 보내본다.
-이영경 작가님의 그림책 -
이영경 작가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옛이야기들이 생각나지요.
<아씨방 일곱 동무>, <신기한 그림족자>, 등 제목만 들어도 아~.
맞아요. 이 작품들은 모두 이영경 작가님이 쓰고 그린 작품이지요.
또, 세계의 옛이야기, 민담 패러디, 등 그림만 보아도 작가님의 작품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묘생이란 무엇인가>는 지금까지와는 다르는 느낌이네요.
- 반려묘 이야기 그림책-
미미와 나 / 이승희 / 고래뱃속
동구관찰 / 조원희 / 엔씨문화재단
나는 두부야! / 전우혁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내 고양이는 말이야 / 미로코 마치코 / 엄혜숙 역 / 길벗스쿨
100마리 고양이 / 이세문 / 이야기나무
내 친구 모모 / 황미선 / 우리나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