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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의 꿈
유미정 지음 / 달그림 / 2020년 2월
평점 :
멸치의 꿈 / 유미정 / 달그림 / 2020.02.07
책을 읽기 전
작은 물고기의 큰 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몸이 작다고 꿈이 작은 것은 아니잖아요.
어떤 꿈을 꾸는지 함께 들어볼까요?
줄거리
나는 멸치야. 지금은 대가리만 남았지만.
한때는 몸통이 있었지.
나는 사천구백아흔아홉 번째로 태어났어.
형제자매들과 신나게 놀았지.
그러다 달빛을 쫓아 다들 몰려가는데
아이고야! 고깃배 등불에 속았지 뭐야.
그물에 잡혀 소금물에 팔팔 삶아지고, 햇볕에 쪼글쪼글 말려지더니
키 재기도 시키더라고, 작은 게 뭐 어때서?
빠삭빠삭 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책을 읽고
표지를 넘겨 속표제지의 비닐봉지 안의 멸치를 보는 순간부터 멍~
첫 번째 장면에 똥이 조금 붙은 멸치 대가리와
자신이 멸치이며 현재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두 줄의 문장까지 멍~
어릴 적에 만난 멸치는 이것저것 분리를 해야 하는 하나의 일감이었지요..
똥, 내장, 머리.... 이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정리하다 보면 멍~ 때리기로 바로 빨려 들어갔었지요.
그래서인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점점 더 어릴 적 평온했던 그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네요.
비릿한 멸치 냄새, 따뜻한 방안의 공기, 뜨끈한 아랫목이 생각나요.
우리가 만난 멸치의 대부분은 말라 삐뚤어진 모습을 만났지요.
멸치 진짜 모습은 거의 알지 못해요.
검푸르고 배는 은빛을 띤 백색인데 투명한 눈꺼풀의 큰 눈을 가지고 있지요.
어릴 적 자주 많이 만났던 본디 모습이 아닌 말라버린 멸치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그 속에서 바다를 발견했네요. 와우~
멸치의 생에서 고깃배 등불에 속기도 하고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으며 감정에 솔직해지면서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인생을 담기도 했어요.
구불구불 구불러진 등뼈는 출렁출렁 물결이 되고,
울퉁불퉁 몸통은 단단한 바위처럼 보이고
어쩜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그 순간에 꿈을 갖게 되네요.
저도 꿈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는데...
늦지 않은 거겠지요. 아직도 꿈이 변하고 있는데 괜찮은 거겠지요.
오늘의 한 발짝을 내딛기도 하고 뒷걸음치기도 하지만
모두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라 혼자만의 읊조림을 해보아요.
앞표지에서 처음 만났던 멸치들의 표정은 책의 덮고 나서 만나 뒤표지에서는 확~ 달라져있네요.
자신들의 진짜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서이겠지요.
청명한 색감이 멍~ 때리며 책장을 넘기던 저를 깨우고 있어요.
- 멸치에 관한 그림책 -
후리소리 / 정정아 / 평화를품은책
멸치 챔피언 / 이경국 / 고래뱃속
멸치 대왕의 꿈 / 이월 글 / 이종균 그림 / 키즈엠
멸치의 이상한 꿈 / 키즈아이콘 편집부 글 / 최민철 그림 / 키즈아이콘(아이코닉스)
이래서 그렇대요! / 이경혜 글 / 신가영 그림 / 보림
멸치의 꿈 / 천희순 글 / 김윤명 그림 / 웅진씽크하우스
- 출판사 '달그림'을 소개해요 -
출판사 달그림은 출판사 노란돼지의 감성 그림책 브랜드이지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 생각할 수 있지요.
하지만 어느 누가 읽어도 그 감동은 전해지지요.
<집으로>를 첫 번째 책으로 시작으로 <멸치의 꿈>까지 출간되었고,
<마음먹기>가 열세 번째 책으로 출간 예정이네요.
항상 기대되는 출판사의 그림책이라 다음 그림책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