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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무가 자란다 ㅣ 튼튼한 나무 35
김흥식 지음, 고정순 그림 / 씨드북(주) / 2019년 11월
평점 :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 / 김흥식 글 / 고정순 그림 / 씨드북 / 2019.11.28 / 세상에 귀 기울여요 2

책을 읽기 전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이라 먼저 눈이 갔어요.
<아빠의 술친구>로 두 작가님이 얼마 전 협업을 하셨는데...
이리 가까운 시기에 두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네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줄거리

매일 밤, 아빠는 나에게 나무를 심는다.
나무는 밤새 자라고 자라 점점 커진다.
아침이면 나무에 색색의 열매가 맺혀 있다.

나무에 열매가 달린 건 아빠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사람들이 알게 되면 더는 아빠와 함께 살 수 없다고 했다.
아빠의 말대로라면 다른 아이들의 몸에도 각자의 열매가 맺혀 있지만 아무도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내게 심긴 나무가 너무 많아 그 나무들을 옮겨 심기로 했다.
나는 마당에 묶여 있는 개에게 나무를 심어 보았다.

학교에는 나무를 심을 곳이 많았다.
나는 한 아이를 골라 나무를 심었다.
나는 또 다른 아이에게 나무를 심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겼다.
처음 내 아이에게 나무를 심은 날,
...
책을 읽고
책의 어느 부분을 사진으로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이 되었어요.
아이가 폭력에 노출되는 부분? 아이가 변해가는 부분? 아이가 절망하는 부분?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에서 어느 장면도 중요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매일 나무를 심다가 너무 힘들면 아빠도 죽을 수 있을까?'
나는 딱 한 번 아빠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어릴 적 술을 드시면 잘 되라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아빠의 술주정이 너무 싫었지요.
중학교, 고등학교... 피할 수 없는 아빠의 술주정에 삐뚤어진 생각도 했었지요.
아빠가 술을 드시는 날이면 일부러 자는 척도 해 보았지만 불려가기 일쑤였어요.
저는 장녀라는 이유로 아빠의 그 이야기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했지요.
그런 부분조차 이해도 되지 않을 만큼 예민했던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아빠의 술주정.
같은 이야기의 반복, 끝나지 않는 이야기에 못된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에서 아빠가 잘못되길 바라는 마음에 공감을 했네요.
지금은 아빠에게 그 시절 정말 싫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마음도 컸지요.
당시에 기분을 여동생들과 엄마에게 공감 받고는 아팠던 마음은 많이 가라앉았지요.
이젠 연로하신 아빠의 모습에서 과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없지만요.
저는 여전히 술을 드신 아빠와의 만남은 피하고 있지요.
아빠의 술주정도 이렇게 아픈 기억으로 진저리치는데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라니요.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에서 폭력은 폭력을 낳아서 대물림이 되었어요.
내가 모르는 일이라고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없다고 할 수 없더라고요.
자신의 아픈 상황을 헤어 나올 수 없는 아이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저도 글자로는 쓰고 있지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행동하지 않는 생각은 의미 없다는 것을 알기에....
- 세상에 귀 기울여요 시리즈 -

'세상에 귀 기울여요' 시리즈는 무겁고 아프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1권 <아빠의 술친구>는 술 취한 주먹을 가진 아빠의 아들로 살아가는 아이의 이야기를,
2권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는 매일 밤 맨주먹으로 자신에게 나무를 심는 아빠와
함께 살며 소외되고 방치된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은유를 통해 현실을 담담하게 담아낸 글과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 출판사 씨드북 책 소개 내용 -
- 고정순 작가님의 EBS 지식채널 영상 -

함께 위로 받는 어른이들.
울고 싶지만 떼쓰고 싶지만 어른인 척 하고 싶지만
긴 글을 읽을 힘도 남지 않은 하루를 보낸 수많은 어른이들.
앞으로 어른이 될 아이를 위한 그림책.
아직 아이로 남아 있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그림책은 누구에게서나 아이를 찾는다.
- 내용 출처 : EBS 지식채널 영상 중 -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