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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건 맛있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4
김양미 지음,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평점 :

맛있는 건 맛있어 / 김양미 글 /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11.30 /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4

책을 읽기 전
맛있는 음식은 어떤 음식일까요?
뚜껑을 열면 무슨 요리가 눈에 펼쳐질까요?
먹거리를 어떻게 표현하셨을지 김효은 작가님의 그림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네요.
줄거리

엄마는 배추김치가 맛있데.
아빠는 뜨거운 설렁탕이 맛있대.

레몬주스 마시면 내 원피스도 변했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피자도 맛있어. 크리스마스트리 같아.

부엌은 맛있어.

따뜻한 것도 맛있어. 참 맛있어.
재미있게 먹으면 더 맛있어.

국수도, 스파게티도, 레몬주스도, 팥빙수도, 뽀뽀도, 엄마 냄새도, 수아랑 노는 시간도,
내 방도, 마당도, 부엌도, 떡국 냄새도... 맛있는 건 진짜 맛있어.
책을 읽고
음식에 대한 꿀맛 같았던 느낌은 추억으로 소중히 간직할게요.
예전에 좋아했던 음식들을 시간이 흐른 후에 먹었을 때 같은 맛을 느껴 본 적이 참 드물게 느껴진다.
아마도 지금은 먹거리가 풍부해졌기도 하지만 그때의 감정과 상황을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 음식들이 큰 요리가 아니라 달달한 추억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엄마가 손수 만들어 주시는 새알이 동동 올려진 동지팥죽. 당근이 가득한 김밥,
고등학생 시절 분식점에서 먹었던 오징어튀김.
사회 초년생 시절 퇴근 후 배고파서 붕어빵 옆에서 팔던 어묵을 먹던 기억.
독감 투병 3일째 뭘 먹어도 돌을 씹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책 이야기를 쓰다 엄마 생각을 하고, 먹고 싶은 음식들을 떠올리니 입안에 침이 고이네요.
이렇게 맛은 단순한 미각을 넘어서 감정, 관계, 환경에 대한 경험인 것 같아요.
책 속의 주인공도 알아 버렸어요. 실제 먹는 음식이 아니라 맛있다의 의미가 아니라
뽀뽀 소리, 엄마 냄새, 친구와의 시간, 소중한 장소,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는 것까지
이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행복이 맛을 결정하는 것을요.
저도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갓 지은 밥은 먹이려 노력하지요.
갓 지은 밥만큼 입맛 돋우는 음식은 없으니 말이지요.
따스한 밥을 먹으며, 따스한 생각을 갖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 따스함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 김효은 작가님의 그림책 -

김효은 작가님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막상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네요.
저는 김효은 작가님을 <기찬 딸>로 알게 되었어요.
마치 영화를 보듯 진행되는 스토리에 현장감과 생동감이 느껴졌던 책이라 기억에 남았지요.
두 번째로 만났던 작품은 <비 오는 날에>였어요.
프레임으로 집 밖과 집 안을 분리해서 반대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 재미있어서 작가님의 성함을 보니...
그쯤에 그림책을 보는 지인들이 '김효은 작가님'의 이름을 자주 말씀하셔서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지요.
위의 여섯 권은 제가 소장 중인 작가님의 책이지요. 작가님은 더 많은 책에서 그림 작업을 하셨어요.
쓰고 그린 책은 <나는 지하철입니다> 한 권이지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지요.
- 함께 읽는 <맛있는 건 맛있어> -

어른들의 그림책 읽기 모임에서 신간 그림책으로 <맛있는 건 맛있어>를 소개했어요.
김효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꺼내자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바로 생각하시네요.
며칠 전 모임에서 손수 팥죽을 만드셔서 밤을 으깨고 잣을 올려서 모두에게 선물해주셨거든요.
작가님의 팥죽 그림을 보면 모두가 그래 이 느낌이었어.
함께 먹은 건 아니지만 함께 먹은 것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웠던 팥죽!
작가님도 고맙고 팥죽을 힘들게 만들었을 언니에게도 고마웠던 장면이었어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