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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아원 ㅣ 오리그림책
이정록 지음, 박은정 그림 / 동심(주)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나무 고아원 / 이정록 시인 / 박은정 그림 / 동심(주) / 2019.07.19 / 오리그림책

책 읽기 전
표지를 처음 보았던 그 순간부터 너무너무 끌렸던 책이었어요.
출판사 동심의 블로그에서 인스타에서 <나무 고아원>을 보면서 얼마나 아리던지요.
나무도 정말 고아원이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고요.
이정록 시인의 이야기도 듣고 싶고 그림작가님의 표현도 궁금해요.
줄거리

나무도 고아가 있나요?
나무는 땅을 잃으면 나무 고아가 돼.
몸과 마음이 아픈 나무들이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렴.
나무들의 슬픈 얘기가 들릴 거야.

나무가 울어요?
나무도 마음이 있는 거예요?
풀과 나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아주 무서운 실험을 했단다.
나무에게 마음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나무를 가두고 몽둥이로 때렸어.
나무가 몸부림치는 걸 컴퓨터로 살펴보았지.
호되게 맞은 나무는 사람이 기침만 해도 부르르 떨며 아파했대.

슬퍼요.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베거나 버려야 한다면 꼭 옮겨 심어야 해요.
그럼, 그래야지.
뿌리에게 땅을 선물해 줘야 해.
나무의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 해.
나무도 아프면 큰 소리로 운대.
밤새 흐느끼다가 해가 뜰 때 더 크게 운대.
또 하루를 견뎌야 하니까.

나무를 보고
나무를 아끼고
나무를 사랑하고
그렇게 가족이 되는 거야.

책을 읽고
땅에 뿌리를 박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나무.
나무를 생각하면 강인하고 자신의 많은 것들은 내어줄 주 아는 헌신하는 모습이 숭고하며,
그 어떤 자연에도 견디어 내는 인내와 햇빛과 달빛을 조절할 줄 아는 아름다움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나무를 좋아해요. 특히 나무가 가득한 길은 정말 평안하고 행복해요.
나무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것들을 내어주고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어버리고 그 존재를 가볍게 여기지요.
나무 그늘에서 쉬고 일어난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두고 오지 않았나요?
수많은 나뭇가지라면 그중 하나를 쉽게 부러뜨리지는 않았나요?
나의 이익을 방해가 된다며 나무를 죽게 만들지는 않았나요?

사람처럼 말을 하지 못해서 표현하지 못한다고 그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지요.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공존을 생각해야 해요.
우리가 살아가고 아이들이 살아갈 곳이니까요.
또, 우리가 하는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가 자연에게 가는 만큼 그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본문의 문장들과 그림, 그리고 판형, 거기에 표지에 내려앉은 색까지...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의 나쁜 행동을 찾을 수 있는 그림들이 뜨끔해요.
특히, 마지막 접지면 속의 다양한 나무들이 맞이하는 사계절을 볼 수 있네요.
많은 나무 그림책이 생각나지만 그중에 <나무들도 웁니다 / 여유당>이 생각나네요.
안네의 삶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었지만 표지나 제목이 제 마음에 강하게 남은 책이었거든요.
저에게 나무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대표 책은 <나무 고아원>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아요.
- 그림책 <나무 고아원>의 배경인 진짜 '나무 고아원' -

갈 곳 없는 나무들을 옮겨 심고 가꾸어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 나무고아원.
2000년 4월 하남수목원의 시초가 된 버즘나무를 시작으로 총 40여 종의 나무가 식재되었다고 해요.
수령이 40살이 넘는 수양버들이 2010년 수술을 받고 나무고아원에서 건강을 회복하여
나무 고아원의 입구를 굳건히 지키는 상징이 되었다고 해요.
하남시 홈페이지 : http://www.hanam.go.kr/www/contents.do?key=3356
- <나무 고아원>의 작업 과정 -

판화는 찍는 색깔마다 다르면 색이 섞이지 않도록 가가 다른 판으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을 찍을 땐 레이어를 분리하듯이 색마다 판을 새로 파야 하지요.
- 출판사 동심의 '판화는 어떻게 만드나요?'의 포스팅 내용 중 -
https://blog.naver.com/dongsimbook/221600043011

박은정 그림작가님의 사진 속에서 책과는 다른 그림이 있어서 유심히 보았더니 판화를 찍은 나무 판이네요.
편집자들의 수다에서 박은정 작가님의 나무 판화를 볼 수 있다니 더 궁금하네요.
그림책 뒷이야기를 듣는 것은 항상 즐거워요. 기다리고 있지요.
이정록 시인 & 박은정 그림 작가 인터뷰 : https://blog.naver.com/dongsimbook/221596305799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