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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할 우리 가족 - 정상 가족 판타지를 벗어나 '나'와 '너'의 가족을 위하여
홍주현 지음 / 문예출판사 / 2019년 4월
평점 :

환장할 우리 가족 - 정상 가족 판타지를 벗어나 '나'와 '너'의 가족을 위하여
홍주현 / 문예출판사 / 2019.04.30
책을 읽기 전
제목이 확~ 끌렸다.
표지부터 제목의 글씨가 재미있다.
'우리'라는 글자가 깨져있다.
느낌은 온다. '우리' 의미가 좋기도 나쁘기도 하니까...
줄거리

모두 삼 부로 나뉜 목차에 뻗은 가지들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삼 부의 시작에는 위의 그림이 있는데 이미지가 가면을 벗어 나를 찾는 듯하다)

p. 33
한국에서 가족이 '정상' 대우를 받으려면 나름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은 모두 순수 한민족이고, 사지 육신이 멀쩡해야 한다.
부부는 남성과 여성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결합한 뒤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하며,
아이 역시 그런 공식 제도를 거친 사람에게서 태어나야 '정상'적인 존재로 인정받는다.
이 조건에 하나라도 부합하지 않으면 '비정상'이고, 사람들은 암암리에 나름의 기준에 따라 가족을 서열화한다.
p. 127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싶으면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미다.
구조할 때는 안전 요원조차 튜브를 가지고 들어간다.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목덜미를 잡고 팔 길이만큼 거리를 유지해서 구한다.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다짜고짜 그 물에 뛰어들면,
구하기는커녕 둘 다 빠져 죽을 가능성이 크다.
설사 물속에 같이 있었다 해도 먼저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와 분리되어야 한다.
p. 178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데 왜 엄마 일은 경력이 되지 않는 거야."
너무나 많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변별력 있는 경력이 되지 못할 뿐이다.
살림을 사회적 경력으로 인정하는 건 무리지만,
적어도 하찮은 일로 폄하하는 건 멈출 수 있지 않을까.
p. 238
아무리 좋은 방식으로 대화해도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다른 의견을 듣기는 어렵다.

책을 읽고
책을 읽다가 하나의 작은 이야기에 응어리진 내 이야기를 쏟아 내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환장할 우리 가족>에서 느낀 점은 '응어리진 이야기'.
물론 작가와 나의 경험은 같은 수는 없지만 작가의 그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읽기가 버거웠다.
응어리들의 반복되는 듯한 이야기에 집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고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지인의 평은
건강한 '우리'는 독립적인 '나'와 '너'의 연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의 다양한 역할과 그 안에 진짜 '나'의 분리,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게 필요하다.
가장 친밀한 '가족' 안에서 힘든 경험의 이유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건강한 '우리'는 독립적인 '나'와 '너'의 연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례들이 개인적이고 반복적인 나열된 느낌이다.
나부터도 관습적으로 매어 있었던 '가족'의 의미에 대해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인의 찬스 덕분에 <환장할 우리 가족>에 묶여있던 실타래를 조금씩 풀 수 있었다.
가족은 의무, 책임, 위로, 배려....
이 모든 것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을 위한 배려와 위로라고 하지만 적정한 선을 넘으면 의무나 책임이 되는 참 묘한 곳이다.
작가는 이것들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분리를 이야기하고, 정확한 의사 표현, 등을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환장할 우리 가족>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더 생각한다.
심리적 분리, 비교, 공감 강박증....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