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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0
다니엘 살미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1월
평점 :

산책 / 다니엘 살미에리 /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11.28
원제 Bear and Wolf (2018년)
책을 읽기 전
표지만 보고는 이렇게
멋진 책이라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눈 내리는 겨울날의
산책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지요.
그리고 몇 년 전
겨울바다에 갔던 날 함박눈을 맞으며 걸었던 생각을 했어요.
펑펑 쏟아지는
겨울바다를 카페에서 바라보는 기분과 카페에서 숙소로 걸어오던 추억으로 행복해요.
이 행복을
<산책>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요?
줄거리
어느 고요한 겨울.
깊은 밤 숲속에는 눈송이들만 반짝이지요.
눈 내리는 고요한 숲을
좋아하는 곰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눈 밟을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하는 늑대도 산책을 나왔습니다.
이렇게 둘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지요.
둘은 함께 눈밭을
걸어가지요.
이 정도 추위는 즐길
만하고, 날은 눈과 귀와 코로 눈 내리는 풍경을 느끼지요.
젖은 나무껍질 냄새를
맡고, 눈송이가 털 위에 내려앉는 소리도 듣습니다.
눈송이 하나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곰과 늑대는 느릿느릿
걸으며 눈 덮인 숲의 모습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자세히 느껴봅니다.





책을
읽고
모든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전부를 보여드리고 싶네요.
펼치는 장면마다 눈에
천천히 들어와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펼쳐 볼 때마다 어제
눈에 들어오던 장면과 오늘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다릅니다.
곰과 늑대가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 새가 날아올라 곰과 늑대를 바라보는 장면,
얼음 들판이 된 겨울
호수, 눈 덮인 호수 속의 잠자는 물고기, 순록을 쫓는 늑대 무리,
봄이 오는 장면, 다시
봄이 온 숲, 곰과 늑대가 첫 장면처럼 다시 만나는 장면.
그리고 면지까지....
"
난 찬 바람을 쐬러
나왔어. 눈 내리는 고요한 숲을 좋아하거든.
"
"
난 눈을 밟으러
나왔어. 눈 밟을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하거든. 뽀드득뽀드득
"
그림의 편안하고
아름다운 잔상이 남는 이유는 바로 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용한 숲속에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면 어디든지 가도 무섭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숲에 들어가 숲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좋은 친구와 천천히
걸어가는 그 모습이 자꾸 아른거립니다.
곰과 늑대는 처음
만나서 서로를 소개하는 인사를 한 후 산책을 하는 동안 아무 말이 없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겠지요.
그 안에서 느끼는
자연,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생각만 해도 그 평안함이 넘치는 것 같아요.
책을 읽기 전 제가
상상했던 풍경보다 더 멋진 배경이 입혀져서
저의 추억은 더 멋지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 다니엘 살미에리(Daniel Salmieri) 작가님 이야기 -
잘 모르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로봇 소스>, <용은 타코를 좋아해>의 그림 작가님이시네요.
<산책>은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이에요. 너무 다른 느낌이라 알아보지 못했네요.
- 함께 읽는 <산책> -
제가 봉사하고 있는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단 '책사랑 아이사랑'에서 신간 책 소개를 해 드렸어요.
<산책>을
소개하던 날이 2018년 그림책 읽어주기 마지막 봉사일이었어요.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한해 동안 함께 걸어온 봉사자 식구들과 나누기 좋은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책소개에서 가장
마지막 책으로 의미 있게 책을 소개하고 읽어드렸지요.
다들 그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글에서 고요함과 친구라는 따스함을 느꼈다고 하시네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