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빈센트 디 마이오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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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 빈센트 마이오, 론 프랜셀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08.20 /  원제 Morgu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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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낙엽이 빠른 9월 초이지만 아파트 화단 한쪽에 유독 낙엽이 떨어진 나무가 있다.
<진실을 읽는 시간>과 죽어 있는 낙엽들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한 컷!
사실 책을 받아보고 이 사진을 찍기 전까지도 한 페이지도 넘겨보지도 못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하지만 너무너무 궁금했다. 법의학이라니...  단어를 듣기만 해도 설렌다.
(난 CSI도 좋아하지만 NCSI 팬이니까)

 


 



 

줄거리

목차
서문․모든 것이 퍼즐이다 / 얀 가라바글리아
1 흑백에 가려진 죽음 / 2 ‘왜’를 해부하다 / 3 아기의 빈방 / 4 사라진 얼굴
5 무덤에서 나온 대통령 암살범 / 6 우리 안의 괴물들 / 7 비밀과 퍼즐
8 죽음, 정의, 그리고 유명인들 / 9 웨스트멤피스의 유령 / 10 고흐의 기이한 죽음
 에필로그․‘마지막’에 대한 이야기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책을 읽고

P 39. 
언제나 진짜 진실이 우리가 바라는 진실보다 낫다.
자살자 가족에게 소식을 전하면 그들은 항의를 했다.
가족은 자신들이 사랑했던 사람이 자살을 선택할 만큼 불행했다고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차라리 총기 사고나 실족으로 죽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들은 사고사라는 선언을 듣고 죄책감 없이 살아가고 싶어 한다.

보통의 나는 어떤 이의 죽음의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듣고 싶고 내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구나.
[1. 흑백에 가려진 죽음]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작가인 나는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너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니?'하고 나에게 되묻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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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58.
"생전에 아름다웠던 여자는 죽어도 아름다운가요?"
"아뇨, 아름다운 시신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시신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 생명 없는 물체일 뿐이거든요.
이미 아름다움은 사라진 거죠."

[2 ‘왜’를 해부하다]에서는 작가 빈센트 디 마이오의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자라온 환경과 왜 병리학자가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현대 법의학 체계의 문제점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진실이 음해되는 의무의 죽음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법의학자는 여전히 부족한 현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현실의 법의학의 세계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섬뜩한 상처들, 부패되는 살, 끔찍한 냄새. 무시무시한 폭력, 배설물과 위의 내용물..
그리고 비통해하는 가족들과 (때로)는 아주 불쾌한 변호사들 앞에 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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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사건 이야기

2012년 초 미국에서 인종 갈등의 불씨가 된 사건.
10대 청소년 마틴 트레이본이 총에 맞고 사망했고
백인 자경단원 조지지머맨이 범인으로 지목되면
미국 전역에 거대한 파문이 불러일으켰다.
인종차별의 문제로 비화되었지만
사실 그것은 두 사람의 과잉 대응으로 일어난 불운한 사건이다.
저자가 직접 법정에서 증명을 했고 법의학적으로는 비참할 정도 단순한다고 말했다.
총이 발사되는 순간 마틴이 몸으로 앞으로 숙이고 있었음을 증명했다.
(지머맨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소년이 자신의 몸을 깔고 잔인하게 폭행하고 있었다는 진술과 일치)
배심원단은 무죄 판결을 했다.
이 사건에서 과학적 증거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은 진실을 들려주었다.
지머맨은 자유인으로 법원을 걸어 나왔지만 평생 두려움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무죄 선고가 항상 용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 [1. 흑백에 가려진 죽음]에 이야기되었던 사건이다.
다른 챕터들의 사건들
- 1982년 소아과 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수심 명의 아기를 죽인 이야기와 
영웅 콤플렉스에 희생되었던 아이들의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는 현실.
(정치인, 변호사, 의사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던 진실을 덮어지고 치부는 가려진 사건)
- 빈센트 반 고흐는 자살이 아니라다는 이야기
- 재부검대에 오른 존 F. 케네디의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
- 사실적인 증거가 아닌 유명 인사에 대한 재판이 되어버린 음악계의 거장 필 스펙터 사건
- 진범을 잡지 못한 채 흐지부지 종결된 웨스트멤피스 3인조 사건 등

아무 챕터를 선택하여 한 챕터, 한 챕터 따로 읽어도 이야기의 진행은 상관이 없다.
가장 역사적이고 유명하고 인상적인 사건들의 이야기이다.
책의 저자인 빈센트 디 마이오는 45년간 법의병리학자로 일하면서 9,000건 이상의 부검을 했고,
2만 5,000건 이상의 죽음을 조사했으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의문사에 대해 자문해 왔다.
그런 빈센트 디 마이오의 진실에 론 플랜셀의 이야기가 더해져서 생생한 묘사로 내가 마치 법의학자가 되어서 모든 결정과 의심을 되풀이할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재미있게 읽어서 주위 지인들에게도 소개해야겠다.
특히 법의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법의학에 관한 현실적인 눈을 뜰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의 소명은 영웅이 아니더라도 이미 세상을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찾기 위해 퍼즐을 맞추는 법의학자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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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사진 속의 꽃처럼 말라버린 죽음도 있고 아름다운 생명도 있네요.

 

 

오늘도 행복한 책 읽기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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