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만만한 만화방 1
김소희 지음 / 만만한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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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 김소희 / 만만한책방 /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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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겨울까지 반 년 동안
나는 지하 계단 아래 반달 모양의 무대 뒤에 있었다."
김소희 작가의 자전적 성장 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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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김송이, 열세 살, 6학년입니다.
학교에서는 공부도 놀기도 잘하는 인기 많은 송이. 송이가 노력해서 만든 '나'입니다.
하지만 집. 그러니까 지하 술집(카시오페아)에 가면 송이는 '도깨비'가 됩니다.
술집 무대 반달 모양의 지하 무대 한쪽 아무도 모르는 작은 문을 열면 창문 하나 없는 송이의 방.
창고에서 밤이 되면 그다음 날 새벽까지 송이는 방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송이 방 앞을 가로막은 반달 모양의 지하 무대에서 사람들은 노래를 부릅답니다.
아무도 그 무대 뒤에 그런 공간이, 그 공간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송이는 지하 깊은 곳 술 취한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 있는 도깨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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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지하의 계단을 올라 햇볕을 보면 눈이 너무 부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서글퍼지지 말자. 울지 말자. 기죽지 말자. 나는 도깨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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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두 개의 세계를 살고 있다. 밤의 도깨비와 낮의 김송이.
하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다른 하나는 노력해서 만든 현실이다.
그런데 노력해서 만든 세계를 지키려는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송이의 일상에 소소한 파도가 일기 시작한다.
사이좋았던 왕따 친구 선영이를 하루아침에 외면하고,
송이가 사는 지하 술집에서 노래하는 미쓰리 언니와 함께 있는 걸 누가 볼까 봐 걱정하고,
담임 때문에 집이 망했다는 사실이 온 반에 퍼져 망신당한 숙희를 보며
아무 말 못하고 침묵했던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줄거리 요약은 출판사의 책소개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반달>이라는 이 만화책의 이야기는 담백하고 유머는 더더욱 없고,
자기 이야기의 진솔함이 나를 울컥하게 안타깝게 만들고,
그림 속 주인공의 표정은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습니다.

열세 살. 초등학교 6학년.
저희 작은 아이와 동년배이고, 현재 같은 학년입니다.
아이에게 비싼 브랜드의 의복, 비싼 과외 선생님, 비싼 외식은 자주 못하지만
깨끗한 옷, 많은 것을 보여주시는 선생님, 맛있는 한 끼를 해주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이는 그 노력이 최선으로 느끼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어릴 적 저처럼 불만이 가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 초년생쯤 저희 집도 IMF라는 폭풍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주인공 '송이'보다 속도 없고 철도 없던 그 시절...
점차 집이 어려워지자 누가 알까 봐 우리 집이 아닌 척,
점차 어려워지는 집안의 사정을 모르는 척.
그리고 친구와의 만남도 거부하고 오로지 직장과 집만 왔다 갔다.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하고 방황하는 대신, 비겁할 정도로 꽁꽁 숨어 버린 나.
송이를 보면서 저의 깜깜했던 그 시절의 저를 마주하게 되었네요.

과거의 저보다 지금은 더 나은 나이기에 지금이 이렇게 과거를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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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알라딘 메인에 며칠째 메인으로 뜨고 있는 <반달>이네요.
아이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요? 
사춘기 아이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친구 문제, 가족 문제, 학교 문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제가 어린 시절 가졌던 그 고민들과 같은 고민을 지금의 아이들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우린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이 만화가 그 무엇보다 좋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만화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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