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제목부터가 참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 시라이시 가오루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2009년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로 제29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상 우수상을 받았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후에 작품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와 필명을 시라이시 가오루로 바꾸었다는데 실제 작품 속 주인공이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의 직업은 평범한 회사원인데 그에 걸맞게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읽으면서 한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주인공이 중간중간 전작인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사건을 회상하는데 순서대로 읽지 않은 나로서는 알 수 없어 답답했다.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첫 장부터 작가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세밀한 배경 묘사와 상황 묘사가 엿보였는데 이는 뒤로도 계속된다. 처음에는
이런 문체가 적응도 안되고 마음이 급급해서 좀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읽다 보니 점차 책 속에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워낙 단편
단편 짧기에 크게 이렇다 할 한방은 없지만 반경 3미터 일상 미스터리 소재란 점이 매력적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사건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가끔 우리 회사에도 핸드크림이 통째로 없어진다거나 커피 머신의 물통이 사라지거나 의자가
바뀌어있는 둥 소소하게 미스테리한 일들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그때마다 다들 추론은 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해서 답답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시라이시 가오루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봤다. 아직까진 이런 자잘한 사건만 목격했기에 어찌 보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 시라이시 가오루처럼 날카로운 통찰력을 본받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얼핏
보기엔 회사원이고 평범해 보이는 주인공이지만 무덤덤하게 사건을 풀어가는 것을 보면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사건,
사고를 목격하는 것이 드문 일이기에 사건을 자주 접하는 그에게 주변인들이 탐정을 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운 좋게 사건을 해결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은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말하는 그의 앞으로의 행로가 궁금해진다. 아마도 꽃에 꿀벌이 모이는 것처럼 사건이 늘 따라다니는 그에게 탐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