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아이들 - 27년 경력 경찰관의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현장기록
김성호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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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가 그려진 표지 위로 보이는 길 위의 아이들, 제목만 보아도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저자는 27년 경력 경찰관이다. 1부에서는 가출, 성폭행, 강도, 살인, 가정폭력 등 주로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현장 기록을 만나볼 수 있고 2부에서는 이러한 범죄에 대한 예방이 나오며 3부에서는 경찰관 눈으로 바라본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이 서술되어있다.

청소년, 꿈 많고 한창 빛날 나이이자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이다. 그렇기에 성인이 된 독자 입장에서 범죄에 노출되고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초 중 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0만 명이고 가출 청소년은 무려 28만 명 정도 되며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학생 수는 약 750명에 달한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흔히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와 짝이 된 적이 있다. 학교를 자주 안 나왔고 짙은 화장과 늘 담배 냄새가 떠나질 않았던 짝꿍, 이렇다 할 필기도구조차 없어 늘 나에게 빌렸던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렸던 나는 친구를 위해 준비한 새 필기도구가 담긴 필통을 여러 번 가방 안에 넣다 빼며 결국 용기가 없어 전해주지 못했다. 그 시절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지금보다 많았기에 방관 아닌 방관이 더 심했으리라 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평탄한 가정환경이 아닐지라도 사회의 따스한 관심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과 범죄 예방교육이 이어진다면 더 많은 학생들의 탈선을 막지 않을까 생각한다. 3부에서는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옥같은 말들이 많이 나오기에, 지금도 어디선가 힘들어하고 있을 청소년들과 부모, 교육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p.303 우리는 인생을 말할 때, 흔히 마라톤 경주로 비유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것이다. 일등이 끝까지 일등이 되라는 법도, 그리고 꼴등이 꼭 일등이 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그래서 인생을 살다 보면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 앞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다.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 재범률이 높은 청소년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소년법에서 연령을 낮추고, 흉악범에 대해서는 그 형량을 지금보다 높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저자의 말대로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은 우리 시대의 가장 어둡고 추악한 모습이기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이전에 주변에 관심을 갖고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자라나는 세대의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을 직업으로 하는 작가가 아님에도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읽는 내내 청소년 범죄 예방에 힘쓰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바쁜 생업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학교에서 600회 이상 범죄 예방 강의를 하며 이렇게 책까지 펴낸 저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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