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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평점 :

-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좋은 악녀로 불리는 고양이와 나노카의 뒷모습이 서로 닮았다. -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는 2016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일본 서점
대상 2위, 일본의 각종 출판 집계에서 1,2위를 기록한 주목받고 있는 신인작가 "스미노 요루"의 작품이다.
독특한 제목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영화로도 나와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 나,
선물처럼 도서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너의 이름은>,<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언어의 정원>등, 평소 진한 여운이 남는 감성 어린 일본 애니를 좋아했기에 이 책도 여러 번 가슴
'쿵...!'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에서부터 판타지+미스터리함이 느껴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로 갈수록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들이 한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탄탄한 스토리와 작가의 섬세한 묘사 덕분에, 책장을 덮고도 여러 차례 되돌아가 '아..
그래서 그랬구나.'를 알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당돌하고 똑 부러지는 초등학생
여자아이 "나노카"를 통해
인생이란, 행복이란 물음에 대한 답을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특히나 자주 등장하는 "행복은 제 발로 찾아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노랫말은(실제로도 존재하는 일본곡임)그들을 만나러 가거나 만난 후에 자주 등장하여 책을 읽는 내내 주문처럼
느껴진다.
그녀가 만나는 신비스러운 세 사람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인생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단면들을
마주할 수 있다.
맞벌이 부모님 아래에서 책을 좋아하고 할 말 다해야 직성이
풀리고 인생, 행복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은 나노카는 이런 점에서 어린 시절 나와 닮았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어른인 척 내가 다
아는척하며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기에 나노카의 시점에서 더욱 빠져들어 읽게 되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그렇게 안 했을 텐데." 하며 리셋하고 싶은
순간쯤은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고 시간은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러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후회할 짓은 해서는
안되며 설사했다 한들 다시는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75p "사람은 슬픈 추억을 없앨 수는 없어.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
즐겁게 살아갈 수는 있어. 나노카의 웃는 얼굴은 미나미 언니나 나를 그렇게 만들어줄 만큼 멋진 능력을 갖고 있어."
102p "잘 들어,
인생이란 자신이 써 내려가는 이야기야."
171p "인생이란 릴레이의 첫 주자 같은 것이니까, 우선 내가 먼저 움직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안돼."
무심코 내민 나의 작은 선행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귀감이 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없이
못나 보이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신도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사람이 바로 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나만이 내 인생을 써 내려갈 수 있는 펜을 쥐고
있다.
283p 잘 들어라, 나노카. 인생이란......
전부 다, 희망으로 빛나는 지금
너의 것이야.
작가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아마도 현재, 지금의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 너무 가까이 있기에 못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사니까 사는 거지, 인생 별거 있나, 인생이 다 이런 거지 머.. 하며 지친
일상 속에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미 어른이 되어 늦었다는 이유로 하고픈 일을 쉽게 포기하고 관계에서
오는 염증 때문에 쉽게 단정 짓고 판단했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