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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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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말이다.
“미국은 무지를 예찬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부터 쭉 그래왔다. 반-지성주의라는 끈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정치와 문화생활의 틈을 제멋대로 헤집고 다녔다. 이런 현상이 자리 잡게 된 것은 민주주의가 ‘나의 무지나 너의 지식이나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평범한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의 수준이 많이 낮아졌는데, 아는 게 별로 없는 상태를 넘어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하는데다 심지어 ‘잘못된 지식을 대놓고 우기는’ 지경에까지 왔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인터넷과 같은 매체의 발달, 즉 위키피디아로 인해 시작된 이 붕괴는 구글 때문에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으며, 마침내 온라인 전체가 비전문가들의 블로그 글로 도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 곁에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직장동료가 있다. 그는 매 점심시간마다 내게 현재의 정치상황에 대해 말해 주곤 하는데,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그가 굉장한 전문가처럼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그를 전문가처럼 보이게 해주는 그의 지식이 그가 매주 듣고 보는 정치토크쇼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된 순간, 나는 그 신뢰성에 의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바로 반박했다. “그 토크쇼에 나오는 이들은 모두 전문가야.”
국문학과를 졸업한 평론가가 정치전문가라고 주장하는 내 직장동료에게 <전문가와 강적들>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