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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올해 27회를 맞은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한 해 동안 발표된 단편소설 중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선정되어 실려있다.
대상 수상작이 표지 상단에 보이는 박솔뫼의 [사과]고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 다섯 분의 작품이 담겨 있다.
그동안 이효석 문학상 작품집에 관심은 많았는데 재미 위주의 장편소설을 많이 읽다 보니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다.
박솔뫼 [사과] - 처음에 읽고 좀 당혹스러웠다. 그동안 읽은 장르소설과는 결이 너무 달라서 다 읽고 나서도 잠시 멍하니 있었다.
일을 하러 가는 중 흔들리는 창을 보며 시간을 보내왔다는 걸 깨닫는 주인공 애리는 한 카페에서 선호를 알게 되고 그와 정신적, 육체적으로 친밀해진다. 그러다 그가 출장을 가면서 애리에게 식물에 물 주기를 부탁하면서 애리는 그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된다. 애리의 예감처럼 선호가 출장을 다녀온 온 후 두 사람은 서서히 멀어지게 되고 그들은 훗 날, 평범한 손님과 점원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함축해서 줄거리를 쓰긴 했지만 사실 이 소설은 이야기의 '재미'를 찾고자 하면 힘들 수 있다. 정처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물의 내면과 일상적인 감각의 흐름을 그들을 통해 느끼게 된다. 서로 다른 속도로, 방식으로 살아온 애리와 선호가 만나서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독특한 시점으로 포착한다. 애리는 잠이라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잠이라는 장소가 자신에게 주어졌다고 여긴다. 14p -불안하고 정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안식처로 '잠'을 대하는 태도가 독특했다.
처음에 말이 계속 이어지는 만연체 문장으로 적응이 힘들었지만 그 호흡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애리의 일상에 녹아든다.
이외에도 인간의 모순과 존엄을 예리하게 포착한 성해령의 [하악]과 황시운의 [일일업무 보고서]가 인상 깊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벌써부터 내년에 나올 작품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