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은 독

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유리탑의 살인으로 이름을 알린 치넨 미키토도 현직 의사 겸 소설가인데 이 책의 저자 '오라가미 교야'는 변호사 출신의 소설가이다. 초반에는 선입견으로 작가가 전업이 아닌 분들의 책은 기피했다. 그런데 그런 편견을 깨 준 저자가 바로 치넨 미키토였고, 다른 책도 더 읽어봐야겠지만 두 번째로 이 분 '오라가미 교야'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대되는 작가이다.

'기세'는 중학생 시절, 명석하고 자랑스러운 사촌 형이 학폭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된다. 기세의 생각과 달리, 사촌 형은 집안에 알리게 되면 어머니가 속상해하시고 문제가 더 커질 것을 염려해 묵묵히 괴롭힘을 이겨낸다. 그러던 중 교내에 만능 해결사로 불리는 한 여학생 '기타미'를 알게 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사촌 형은 학폭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세월이 흘러 '기세'는 중학생 때 과외를 해준 당시 의대생이었던 '미카베'를 우연히 만난다. '미카베'는 기세에게 있어 밝고 사교적이며 친구가 많아서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그런 그가 협박 편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에게는 결혼을 앞둔 약혼자가 있었는데 협박 편지의 내용은 '양심이 있으면 결혼하지 마라.'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 전 여친때도 그런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기세는 그를 돕고자 인터넷에 탐정사무소를 알아보고 중학생 때 낯이 익던 이름 하나를 발견하곤 '기타미 탐정 사무소'로 향한다. 설마 했지만 그곳에서 그렇게 만능 해결사로 불렸던 '기타미'선배를 만나 의뢰하게 되면서 서서히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익숙한 소재지만 마지막까지 몰입감이 느껴진 책이다. 전문 분야의 디테일과 스릴러가 합쳐지면 더욱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글이 되는 것 같다. 눈치 빠른 분은 빨리 예상했겠지만 그래도 설마...라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각 인물들의 생각과 결정이 이해가 가지만서도 확실히 일본과 정서면에서 차이가 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기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열린 결말도 맘에 들었다.

누적 판매 50만 부를 돌파했다는 작가의 전작 '기억술사 시리즈'도 찾아봐야겠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