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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평점 :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일몰]은 사실에 가린 진실을 찾아 나서는 두 여성의 이야기로 작가의 궁극적인 목적인 치유와 구원에 어떻게 이르게 되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뮌헨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린 하세베 가오리 감독은 신진 영화 각본가 가이 치히로에게 자신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신작 영화에 대해 의견을 묻는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영화의 작품 배경은 치히로의 고향인 15년 전 일어난 '사사츠카토 일가족 살해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은둔형 외톨이 오빠가 고등학생인 여동생을 무참히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러 부모님도 죽게 한 사건이었다.
엄마에게 학업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베란다로 쫓겨났던 가오리는 옆집과의 사이에 쳐진 칸막이 너머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어떤 존재로부터 위안을 받는다. 가오리 감독은 그 존재가 '사사츠카토 일가족 살해 사건'의 희생자 중 한 명인 여동생인 '사라'라고 생각하고 자연스레 '사라'라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라'는 그녀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른 소녀였다. 알아본 그녀의 평판은 입만 열면 거짓말, 허언증이 있었고 그녀와 가까웠던 대다수가 피해를 봤다. 그리고 그런 사라를 통해 영화 각본가 가이 치히로 역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가오리'와 '치히로'의 일인칭 시점에서 교차로 서술하며 두 여성이 궁금해했던 진실에 다가선다.
미나토 가나에만의 세밀한 내면묘사는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발휘한다. 하나둘 밝혀지는 비밀을 통해 독자 역시 사실에 가린 진실을 목격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실 속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나, 진실을 알게 되니 사실이 다르게 보인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였던 것일까... 진실을 마주한 가오리와 치히로의 앞날을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