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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저택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너무도 취향저격이었던 고바야시 야스미의 단편소설집 육식저택이다.
지난번 작가님이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달랠 길 없었는데 감사하게도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육식저택]을 출간해 주셨다.
잡지나 앤솔로지에 실렸던 작품들로 총 네 편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고바야시 월드란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는듯했다.
1. 육식저택: 한 시골 공무원이 민원을 받고 기괴하고 꺼림칙한 저택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괴수'를 테마로 쓴 작품으로 화면에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의 전반 15분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괴물이나 에일리언 영화를 봤을 때의 그 긴장감과 스릴감이 이 소설에도 잘 묻어난다. 진부하지 않은 결말 역시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2. 정크: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디스토피아 분위기의 영화 매드맥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사연이 있는듯한 주인공과 예상치 못한 비밀이 기억에 남는다. 섬뜩하고 충격적인 묘사가 그의 데뷔작 '장난감 수리공'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3. 아내에게 보내는 세 통의 편지: 암에 걸린 노인이 죽은 후에 홀로 남겨질 아내를 걱정하며 편지를 쓴다. 다행히 한때 자신의 아내에게 연정을 품었던 친구가 아내를 잘 돌봐주겠다는 말에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되지만사실 이 친구와는 오래전에 어떤 계기로 사이가 틀어졌었다. 틀어지게 된 계기, 반전을 알고 처음부터 읽으면 다시 소름이 돋는다.
4. 짐승의 기억: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처음부터 '다중 인격'을 선언하고 시작하지만 식스센스급 반전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진부한 소재도 고바야시 손을 거치면 재탄생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꽤 오래된 작품들임에도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맛있는 뷔페식 요리를 먹은 듯한 포만감이 느껴진다. 스릴러 하면 스릴러, 호러 하면 호러, 미스터리하면 미스터리하는 고바야시 월드의 색채가 잘 느껴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