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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그만 졸업합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가키야 미우'는 일본 여성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 서사 소설이 주를 이루는 데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과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 책 역시, 가키야 미우만의 풍자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육아는 그만 졸업합니다]에 등장하는 세 여성은 모두 지방 출신으로 70년 후반 도쿄의 한 대학에서 만나 우정을 쌓게 된다.
당시 한 반에 60명 중 여자는 십여 명 정도 될 정도로 여성의 대학 진학 비율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여성들에게 불리한 취업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도 그녀들의 고충은 끊이질 않는다.
준코, 아케미, 유카리는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졸업 후에도 가족, 육아에서 오는 고민을 나누며 만남을 이어간다. 그리고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을 보고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소설은 이렇다 할 큰 사건이 없음에도 시댁과의 갈등이라든지, 한국 드라마에 빠진 아케미의 모습과 준코의 괴짜 아들 쇼타로 등 잔잔하게 재미가 이어진다.
미래의 내 모습 같기도 하고 인생 선배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육아'는 '내 인생'과 마찬가지로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1959년생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놀라우리만치 세세하게 시대적 상황을 담고 있다.
그녀들을 통해 당시 일본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한 편, 자식세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지금과는 또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하며 읽게 된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달콤함이 빠진 육아 확장판이랄까...
적나라하게 현실적이지만 삶의 한 부분을 공유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던...
웃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