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많은 일본 작가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미스터리, 추리물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판타지 장르에는 '쓰네카와 고타로'를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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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멸망의 정원'을 워낙 인상 깊게 봐서(완전 취저) 그의 예전 작품들도 찾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절판된 책들이 많았다. [가을의 감옥] 역시 절판된 책들 중 하나로 이번에 재출간 된 책이다.

2008년 국내에 첫 출간되었지만 이쪽 장르가 추리소설과는 달리 시대를 안타는지라,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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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공간, 환상에 갇힌 3가지 단편이 실려있다. 그중 11월 7일 날짜에 갇힌 이야기가 이 책 제목인 [가을의 감옥]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이 소재는 영화나 책에서도 흔히 볼법한 소재인데 여기에는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 현상을 겪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과 리플레이어라고 불리는 그들 눈에만 보이는 의문의 하얀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리플레이어가 하나 둘 사라지는데 모두 '기타가제 백작'으로 불리는 이 하얗고 싸늘한 존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하루를 살아도 유의미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이들은 환상의 미래가 되어버린 11월 8일로 넘어갈 수 있을까....?'

주위의 빛을 흡수하는 탓에 기타가제 백작 주변만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의 의식이 분명히 나를 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오싹한 괴물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알 수 없다. 만약 11월 8일에 도착한다면 제일 먼저 분수대로 가보자. 아마 모두들 그곳에 모여 있을 것이다.

p.75


두 번째 [신의 집], 우연히 들어가게 된 분위기가 묘한 초가집. 그곳 주인으로 보이는 의문의 남자는 누구든 여기 들어온 사람에게 집을 떠넘기면 해방된다며 자취를 감춘다. 주인공은 끈질기게 탈출을 시도하지만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

'누구에게 떠넘기게 될까..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내가 이곳 생활에 조금은 만족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은 세상의 어느 물보다 맛있다. 집세나 수도세, 전기세도 필요 없다.

사회적으로 보자면 문제가 있는 생활인지 모르지만 이곳은 사회 바깥에 있는 특별한 세계인 것이다.

p.115


세 번째 [환상은 밤에 자란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환상을 보이게 하는 능력을 가진 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과 다른, 특별한 능력을 지닌 그녀의 기구한 삶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나는 여기에서 나갈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나갈 수 있다. 다만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p.205


세 단편 모두 어떻게 흘러갈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 뒤로 갈수록 호기심이 증폭된다.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로 쉽게 잘 읽히는 판타지 소설이다.

마침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날짜도 11월 7일. [가을의 감옥] 날짜와도 같아 더욱 심취해서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총 218페이지 분량으로 각 한편 당 70페이지 정도로 맞아떨어지는데 작가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다.

두말할 것 없이 여운을 남기는 판타지 장르를 선호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가이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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