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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에비
J .P. 포마레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7월
평점 :

"상상의 꼬리의 꼬리를 무는 심리 스릴러"
이전과 이후의 기억이 번갈아 가며 펼쳐지는 '콜 미 에비'는 단숨에 나를 끌어당겼다.
17살의 소녀 케이트는 어떤 남자에 의해 호주 멜버른을 떠나 뉴질랜드 작은 마을로 오게 된다. 납치범처럼 보이는 그는 삼촌으로 위장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감시한다. 그곳에서 케이트는 그를 '짐'으로 부르기로 하고 본인은 '에비'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우리가 안전한 곳에 있다는 생각은 버려. 그들이 우리를 계속해서 따라올 리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들이 너를 데려가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네가 내 말을 잘 듣고 나를 믿어야 해."
p.140
'대체 둘은 무슨 관계인 걸까........?'
'우리'라는 표현을 쓰는 거면 어떤 사건에 함께 휘말린 걸까... 짐이 말하는 그들은 경찰 혹은 정체 모를 집단으로 예상된다. 짐의 행동을 보면 그녀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아 그의 말대로 보호하려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케이트는 그가 자신을 이용하고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를 틈타 탈출을 시도하고 돌발행동을 하면서 그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일까......? 기억은 얼마나 정확한 걸까? 하는 물음이 글을 읽는 내내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닌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케이트의 말도,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짐의 행동도 믿을 수가 없다.
허나 의심스러운 점은 납치범이라고 하기엔 짐이 너무 신사적이라는 것이다. 기껏해야 뺨을 겨우 한대 때리는 정도고 그녀의 자유를 어느 정도 허용하는 분위기다. 납치범들은 보통 아무 데도 못 나가게 감금하는 게 원칙 아니던가.....
그녀에게 못된 짓도 하지 않고 때마다 '약'을 주고 오늘은 기분이 어떤지, 기억이 어느 정도 나는지 묻는 정도이다.
점점 '그'의 정체가 더 궁금해질 지경이다.
그렇게 넘나드는 그녀의 기억들 속에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페이지 넘기는 속도는 빨라진다.

이곳에 오기 전, 사건이 발생하기 전 그녀는 친구에게 받은 상처를 달콤한 연애로 잊으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어쩌다 '짐'이라는 남자와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증폭되어가지만 사실 이게 해소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결국 비밀은 드러나고 다 읽고 나면 숙연해진다. 그래서 2번 읽게 된다면 다른 마음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사람의 인생이 주변에 의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우발적인 행동이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다.
입장을 바꿔 서술되었다면 장르가 달라지는 '콜 미 에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