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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책 표지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홀로그램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 보이는데, 벌써부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두근두근하다.
이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기억]은 최면을 통해 전생 체험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인데, 평소 관심 있던 분야라 그런지 더욱 빠져들어 봤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르네는 친구 따라 공연장에 갔다가 우연히 퇴행 최면을 받게 된다. 그때 보게 된 전생의 자신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 중인 프랑스 군인 이폴리트였다. 초반부터 긴박감 넘치는 전쟁 묘사 덕에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된다. 최면 의식을 치른 후, 르네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기도 하며 다양한 시대의, 전생의 자신을 만나면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퇴행 최면을 해 준 오팔과 가까워지는데 둘은 전생에 어떤 관계였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을 덮고 나면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고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전생을 소재로 한 일부 장면들은 영화에서 많이 봐서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기억과 역사를 연결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신선했다.
만약 르네가 역사 교사가 아닌 역사에 무지한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이야기는 진행이 안됐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직업은 이 책에서 필수부가결 요소란 점, 그리고 작가는 그런 르네의 입을 빌려 실제 벌어진 역사와 기술된 역사, 피지배자의 역사와 지배자의 역사가 차이가 있다는 걸 분명 시 한다. 총 111번의 전생 중 어떠한 삶을 살았던 때로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면 몇 번째 문에 불이 들어온다는 설정도 그렇지만 은연중 잘못 알았던 역사 사실도 함께 짚고 넘어가는 점도 흥미로웠다.
내겐 기억의 의무가 있어. 패자들을 기억할 의무. 증언이 불가능한 사람들, 혹은 그들이 증언한 역사가 훼손된 사람들을 기억할 의무, 학살자들에게 짓밟힌 희생자들을 기억할 의무.
p.183 <기억 1>
각각의 생은 부정적인 지난 경험에 대한 반작용적 소원의 실현 과정이다. 우리는 그렇게 보완을 통해 더 나은 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새로운 생을 출발할 때마다 지난 생의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상대가 가진 구슬의 색깔과 배치를 맞추는 마스터 마인드 게임과 비슷한 원리다. 똑같은 색깔의 구슬들이라도 순서를 다르게 배치하면 게임의 성격이 전혀 다르게 변한다.
p 59~60 <기억 2>
책에는 최면술을 비롯해 방대한 역사는 물론 신화도 거론되는데 작가 후기에서 최종 완성되기까지 11번이나 인물과 줄거리가 바뀌었다고 하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방대하기도 하고 작가가 많은 것을 얘기하려다 보니 다소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 이번 생을 바라보니, 남과 비교하며 산다는 것이 시간 낭비고 멍청한 짓임을 또 깨닫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누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