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 나만 알고 싶은 백수 김봉철 군이 웅크리고 써내려간 이상한 위로
김봉철 지음 / 웨일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간단히 허기를 달래며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누군가의 사연인 듯.. 김창완 선생님이 낭독하셨는데..'어랏.. 이 얘기는 오늘 새벽에 읽은 책 아니던가..'
바로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의 한 부분이었다.
귀로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었고, 마치 가족이 TV에라도 나온 듯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호기심에 이끌려 선택한 책,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는 나의 예상과 빗나간 책이었다.
이른 바 36살의 백수가 전하는 웃픈 에피소드들과 그 안에 담긴 해학쯤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마음은 이내 점점 무거워졌다..

마치 요즘 같은 세상에 영양실조로 굶어죽는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아프리카 기아 캠페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처럼.
sns의 황홀한 여행 사진, 멋진 인테리어와 명품 사진을 올리고 맛집 투어를 다니며 
사는 게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이면에는 남모르는 사정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로맨틱하고 자상한 남편이 실은 폭행을 일삼는다던가, 빚으로 여행을 다닌다거나 등)
어릴 때 점프하며 타던 퐁퐁이 생각나기도 했다. 한참 점프하다 내려와, 땅에 발 디디면 발이 땅에 붙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이 그러했다.

김봉철은 어릴 적 아버지에게 학대받고 친구들에게도 따돌림과 폭행을 당해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다. 
우울증으로 정신 치료를 받기도 하고 간헐적으로 고객센터에 취업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소심해진(?) 그에게 세상의 문턱은 너무도 크다. 
허구 인물인가 싶어 궁금한 마음에 작가 인터뷰 기사를 찾아봤는데 자신의 얘기가 80% 정도 반영됐다는 말에 그리고 너무도 번듯하고 밝은 얼굴에서 이유 모를 안도감마저 느껴졌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계속 되뇌게 된다.
상대방의 사정은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나는 김봉철이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왜 마음이 우울하고 아팠던 걸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감정을 공유하기에 옆 사람이 웃으면 따라 웃는 것처럼.. 그래서 그런 걸까..
일기를 묶어놓은 듯한 단편의 글들은 한없이 우울하지만 유머로 승화시키는 김봉철식 화법은 친근해서 자꾸만 읽고 싶어진다. 


어쨌거나 책 속의 김봉철에게 말하고 싶다.(메아리가 되어 나에게도 돌아오겠지만)
오늘 하루도 애썼고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기를.. 
그리고 어머니를 향한 그 마음, 하루라도 빨리 전달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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