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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 -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
이동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살면서 한 번쯤은 마음이 요동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걸까..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고자 지금 이 무게를 견디고 있는 걸까 등의 물음들이 가끔 파도처럼 떠밀려 올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을 하다 보면 훌쩍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안정된 직장을 접고 퇴직금으로 20대 후반에 여행을 떠난 저자.
보통 사람이라면 하기 힘든 결정을 내린 그의 여행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보통 여행 에세이는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되는데 이 책은 주제(여행이 묻다/ 여행에게 묻다/ 사람들이 묻다)에 따라 시차와 장소가 번갈아가며 불쑥불쑥 튀어나오다 보니, 처음에는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트로에 등장하는 글과 여행 순간순간을 가치있게 더한 저자의 생각과 느낌은 너무나도 잘 전해졌다.
3박4일동안 매일 7시간씩 차를 타야 하는.. 글로만 봐도 숨이 턱 막히는 활화산 투어부터 질리도록 양고기를 먹고 있는 고생, 없는 고생까지 다 해야 했던 몽골에서의 유목민 체험, 인도에 있는 고아원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이스탄불-에테네(1,149km)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등 그의 여행기를 보다 보면 실로 대단하단 소리가 나온다. 쉽지 않은 여행이기에 그 자체로 귀중한 경험이란 생각과 청춘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때론 유머스럽게 때론 시적으로 풀어낸 고군분투한 여행이야기도 인상깊지만 여행 중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빛을 더한다. 시베리아 기차 안에서 만난 역사의 아픔을 겪은 친절한 할아버지, 낯선 이에게 선행을 베푼 이란 가족, 좋은 장소를 알려주겠다더니 알고 보니 돈이 목적이었던 알리, 에디오피아의 소매치기 꼬마 등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그가 느낀 인간의 도리에 대해, 사람에게 끼치는 사회의 영향 등 반복되는 일상 속 평소 느끼기 힘든 생각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삶에 풍요를 더해가는 것. 누군가와 시간을 나눔으로써 우리는 무한의 '것(thing)'에서 유한의 '존재(being)'가 되어간다. 우리는 서로에게 길들여지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살아간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세계인지 답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이미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걸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길은 있다. 이제까지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길을 따라 나아가자. 그 길을 가다 보면 우리 언젠가 만나게 되는 날이, 당신과 내가 만나 함께 세상을 넓혀나가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이 머지않았길 기대한다.
저자의 279일의 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의 여행은 끝이 났지만 '인생'이란 거대한 여행은 끝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여행 에세이 [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