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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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작품이 상당히 오래전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도에 [레몬]으로 출간되었지만 실은 일본에서 분신(分身)으로 출간된 93년도 작품이다. 거의 뭐.. 27년 전에 이런 소재라... 일본에서도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이었으리라 짐작이 간다. 늘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새로운 소재를 추구하는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분신(分身)은 다시 한번 그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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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코와 후타바의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마리코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엄마에게서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어쩌면 엄마가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외모부터도 부모님과 닮은 구석이 없었기에 그녀의 의구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데.. 기숙사 생활을 했던 마리코가 집에 돌아온 그날, 집이 화재로 폭발하면서 엄마가 돌아가시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실은 자신과 아빠도 함께 죽이려 했던, 엄마가 꾸민 자살이었다는 것을 짐작한 마리코는 아빠에게 얘기를 꺼내보지만 "슬픈 일은 가슴속에 묻어 두고 절대 그 문을 열지 말거라."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마리코와 똑같이 생긴 후타바는 밴드부의 보컬로 활동하던 중, 텔레비전에 출연하게 되는데 그 일로 엄마가 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면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왜 그렇게 텔레비전에 나가는 걸 반대하실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녀 역시 뺑소니로 엄마를 잃게 되면서 엄마에게 신세를 졌다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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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코와 후타바는 각자의 위치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진상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되고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닮았다고 하기에는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두 사람. 두 사람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독자의 발목을 잡는다.


치밀한 구성으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하는 생각 때문에 소름이 끼치기도 한 작품이었다.

나와 똑같은 존재가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난다면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배경에 누군가의 사리사욕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휴.. 아마 멘붕이 오지 않을까 싶다.

책에 스며든 작가의 의도를 알기에 읽으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감동도 받았다.

모성애를 과연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책을 덮고, 곤히 자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의 분신(分身)은 그 분신(分身)이 아닌 이 분신(分身)이라는 사실이, 다행으로 여겨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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