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많던 사춘기 시절, 《꾸뻬 씨의 행복여행》 을 읽고 감명받았는데 그게 벌써 20여 년 전 일이다.
이후, 어른이 되면 쉬워 보이던 세상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깨달았고 지금도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꾸뻬 씨를 다시 만나니,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거 같은 반가움마저 든다.
장성한 아들과 딸을 둔 정신과 전문의인 꾸뻬 씨는 어느 날, 아내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듣게 된다. 부부 사이에 위기감을 느낀 꾸뻬 씨는 파리에, 아내는 뉴욕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달려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다. 방송 스튜디오에서 만난 젊은 여성이자, 시사평론가 제랄딘으로부터 출판 제의를 받게 되고 부질없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던 꾸뻬 씨는 살면서 커다란 번민에 사로잡힐 때마다 늘 찾아갔던 세 친구를 만난 후, 마지막 아내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꾸뻬 씨는 일과 사랑 모두 회복하고 그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을 찾을 수 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에서건 일에서건 살아가면서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여기 꾸뻬 씨의 환자들처럼 자신의 허물이나 약점 혹은 자신이 거둔 뛰어난 성과를 마치 돋보기를 대고 보는 것처럼 확대시키고 실패는 남 탓을 하며 축소해버리기도 한다. 꾸뻬 씨의 환자들뿐만 아니라 그가 만나는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은 어떠한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깨닫기도 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핑크색 안경, 사물을 보는 방식을 안경에 비유한 것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꾸뻬 씨와 마찬가지로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꾸뻬 씨를 통해 말하고 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적당한" 핑크색 안경을 찾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