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집수니 체질에다가 저질 체력이어서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20대 때까지만 해도 체력이 달린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등산의 등자도 모르는 등산 초보가 워크숍으로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면서 말이다.
그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지금부터라도 운동을 조금씩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작심삼일이 되고야 말았다.

이 책의 저자 '가쿠타미쓰요'는 찾아보니 일전에 인상 깊게 봤던 일본 영화 "종이 달"의 원작 소설가이다.
그런 그녀가 서스펜스 소설뿐 아니라, 운동 장려 에세이 책도 펴내다니...
나처럼 운동을 싫어하던 작가가 8년 동안 꾸준히 스포츠센터를 다니며
어떻게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p.9 젊음과 새로움이 동의어가 아니듯,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아마 나는 이대로 완전한 중년이 돼도 20대와 같은 호된 실연을 하고 10대 소녀처럼 상처 받을 테지. 한편 체력은 점점 달리겠지. 나이와 정신과 육체는 점점 불균형해지겠지.

보통은 운동을 하는 이유가 살을 빼기 위해,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자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소 독특하다.
30대에 실연하게 되면서 실연 그 자체보다 연령의 불균형에 충격을 받게 되고,
'튼튼한 몸에 튼튼한 마음이 깃들겠지'라는 생각으로 근처 복싱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그녀의 운동은 시작되었다.

책에는 2011년 봄부터 2016년 봄까지 저자가 체험한
마라톤, 헬스, 복싱, 요가, 등산, 트레일 러닝, 볼더링 등 다양한 운동이 담겨있다.

과도한 기대를 버려야 끝까지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결승점에 들어가지 않으면 영원히 달려야 한다, 세상에 힘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건 없다 등
운동을 통해서 느낀 저자의 인생 교훈이랄까,

살아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강렬한 메시지가 마음에 울려 퍼진다.

책을 읽기만 해도 함께 운동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작가의 경험담은 매우 생생하다.
마라톤을 하며 펼쳐지는 푸른 하늘 아래의 새파랗고 아름다운 바다를 떠올리니
운동을 싫어하던 나도 함께 뛰고 싶어지고
35km를 지나 걷고 싶다는 기분과 싸우는 저자의 심정이 어떨지 느껴지며
기록을 떠나 최대의 적은 자신이란 생각도 든다.

삶의 활력을 되찾고 싶다면 운동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달리기를 싫어하면서도 어느새 마라톤에 참가하고

꾸준히 이런저런 운동을 몇 년째 하고 있는 작가를 보면서
이내 운동의 매력을 글이 아닌 체험으로 느끼고 싶어졌다.


p.180 이번 등산은 장마철이었던 게 패착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얕봤기 때문인지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오로지 괴롭기만 했다.

고행이나 수행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산행의 즐거움에는 이 괴로움도 포함된 것 아닐까.
다시 한번 다른 산에 올라가서 그 부분을 알아보고 싶다.

이제 등산하기 싫다는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내가 알고 싶은 건

산을 오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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