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저브드 플라워 - 일상을 아름답게 피우는 꽃에 꽂히다
이주희 지음 / 성안당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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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꽃을 좋아했다. 
짧게 플라워 클래스를 듣고 나서 꽃시장도 가보고 
집에서 식물들을 조금씩 키우다보니 
어느새 꽃과 식물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취미가 될 정도가 되었다. :)

어느 날 네이버를 보다가 
성안당 출판사에서 <프리저브드 플라워> 책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하기에 
보자마자 지원을 했다. 

생화에서 드라이 플라워로, 
그리고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프리저브드 플라워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운좋게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고, 
얼마 후 집으로 <프리저브드 플라워> 책이 도착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용액으로 보존처리를 하여 오래 볼 수 있는 꽃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내기에 손이 많이 가고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책에서는 컬러에 대한 간단한 이론부터 
생화를 용액 처리하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나와있어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대표적으로 장미를 많이 쓰는데, 탈수 탈색 용액 처리를 한 꽃을 보존과 염색 용액에 담근 뒤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꽃을 예쁘게 피우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때 휴지나 솜을 꽃잎 사이에 넣거나 꽃잎 하나씩을 글루건으로 붙이는 작업을 통해 활짝 핀 꽃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맨 위의 커다란 장미는 글루건으로 꽃잎 하나씩 붙여 만들어 낸 멜리아 장미라는 것! 
프리저브드 플라워... 은근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이론적인 내용 다음에는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여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프리저브드 플라워 가격대가 높은 이유는... 손이 정말 많이 가고 모두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ㅠㅠ 
그러니 우리 비싸다고 투덜대지 않기로 해요...
한번 사서 3년 이상 이쁜 꽃을 계속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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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크 - 서울에 사는 일곱 사람, 그들의 공원 이야기
차우진 외 지음 / 어라운드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THE PARK



       : 그 날 오후,  우리들은 공원에서









공원을 말할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잔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나는 맑은 날씨, 푸른 하늘, 자전거와 도시락, 치킨과 맥주, 페스티벌과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이 떠오른다. 이것은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공원에 관한 기억들이다. 어쩌면 공원은 가장 개인적이면서 사소하고, 비밀스럽고도 친밀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일지도 모르겠다. 

그 공간에서 날씨 좋은 오후의 한때를 보내는 것, 아니면 까만 밤 강변에 비치는 수많은 불빛들을 바라보며 혼자 앉아 있는 것. 당신이 공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떤 모습이건 간에 그 모두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내맘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그래서 어딘가를 걷고 가까운 공원을 찾아가는 것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그런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던 일곱 사람의 글이 담겨 있다. 










우리, 공원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면 어떨까?

어라운드 매거진과 기아 자동차가 함께 만든 책 <THE PARK>는 이런  나른한 오후의 어느 순간 떠올랐던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팍팍한 일상 속, 우리 서로 각자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었던 그 공원을 찾아가 보자, 라는 누군가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처럼, 이 책 속의 일곱명의 스토리 텔러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한낮의 햇살처럼 눈부시게 빛난다.

이 책이 가장 내 마음을 끌어당겼던 이유 중 하나는 의외의 조합이라고 생각되면서도 개성이 또렷한 필자들에 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일곱명의 사람들 - 차우진, 오영욱, 이유, 대니애런즈, 유하준, 최지형, 김중혁 - 은 이 서울의 한 켠에서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어 주었던 숲과 공원을 소개하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좋았던 것은 소개된 공원과 그 주변의 맛집, 미술관, 상점 같은 '잇 플레이스'를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 놓은 지도였다. 덕분에 날이 좀 따듯해지면 이 책 한 권만 가방에 넣고 훌쩍 떠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지도 사진을 못 찍었네!). 뿐만 아니라 각 챕터마다 필자들의 전문 영역과 어울리는 추천 목록이 있어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음악 평론가인 차우진은 계절마다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는 올림픽 공원의 잔디에 누워 들을만한 음반을, 건축가인 오영욱은 서울의 시간이 담긴 건축물들을, 캠핑 매니아인 배우 유하준은 캠핑을 하면서 재밌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 몇 가지를 추천하고 소설가 김중혁은 나무 그늘이 있고 널찍한 의자가 있는 공원에서 읽을만한 소설들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렇게 공원의, 공원을 위한,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모아놓은 이 책 <THE PARK>를 읽으면서 나는 곧 다가올 봄과 여름을 진심으로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연둣빛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언제나 좋아해 왔지만, 정작 내가 그 뜨거운 계절의 시간을 제대로 사용해 온 것은 불과 최근의 몇 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손 끝에 닿아오는 바람은 점점 내 체온과 비슷해지고 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그 시간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시간이 흐르는 곳곳, 아주 많은 순간마다 이 책은 나와 함께이지 않을까.







그때 나에게 공원은 바다나 다름없었던 것 같다.
자연의 냄새가 있고 그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곳.
그런 것들을 신사동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생각하다가 무심결에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바로 옆에 바다가 있었다.


​도산공 / 패션 디자이너, 최지형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다면 돌아 나오면 되는 거였다.
돌아 나오는 길도 엄연히 길이었다.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길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시 공원에 가서 물을 보았다.

 
여의도 공원 / 소설가, 김중혁




김중혁 작가의 긍정을 좋아한다. '뭐라도 되겠지'라고 말할 때의 대책없음과, 약간의 두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빛을 쫒는 그 천진함을 좋아한다.
그는 이 책에서 가만히 물을 보던 시간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강변은 아니지만 여의도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때가 있던지라 더 반가웠다. 

그 공원에서 내가 하던 일은 그다지 특별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 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는 것, 숲 아닌 숲 사이로 난 작은 길을 걷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지나면 뭔가 조금은 달라져 있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 때의 작가도 나 같았을까. 그래서 우리는 늘 이렇게 가끔씩 잊을만하면 공원을 찾아가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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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강의 신청합니다. (1인) 22세기에는 어떤 단어가 사라질까. 이 질문을 앞에 두고 주변을 가만히 둘러보았어요. 저는 MP3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 같아요. 그 시대에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있을 것 같아서요. 대신 CD라는 단어는 계속 남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음악이라는 건 원래 만져지지 않는 것이니까 그때가 되면 오히려 그런 감성을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서, 아니면 애써 그런 실체로서의 음악을 지키고자 하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 때문에라도 CD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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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제 > [리뷰] 신경림 시인 낭독회 '사진관집 이층' / 인문까페 창비
















지난번에 당첨되었다고 문자를 받은 신경림 시인의 시 낭독회에 다녀왔다. 

일이 끝나고 초조한 마음으로 달려갔더니 겨우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두 번째 방문인 홍대의 인문까페 창비에는 벌써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나는 시인의 새 책 한권을 사들고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행사는 얼마 전(바로 행사 전일) 첫 시집을 발표한 유병록 시인의 사회로 진행됐다.

유병록 시인은 신경림 시인의 신작 '사진관집 이층'에 나오는 시 중에서도 시인의 애틋한 추억이 묻어있는 장소를 그린 시들 위주로 낭독회를 구성했고,

그래서 나는 신경림 선생님이 오랜 시간동안 살았고, 살고 있는 정릉, 시인의 어머니가 걸었던 길음시장까지의 골목, 

그의 아버지가 살았던 안양의 집까지 모두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든이 넘은 노시인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추억과, 공간들. 




남들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되고,

그런(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혔던) 시절이

제가 시를 쓰면서 가장 즐겁지 않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말 잘 못해요.(한참 말씀을 조리있게 하시고 나서)


사람이라는 게 평생 얼마치 해야 할 일들이 정해져 있는가 봐요.

20년 사이에 다른 사람 평생 다닐 여행을 다 다녔으니.

(60대에 첫 여권을 발급받고 여행다닌 일화를 설명하며)


사진을 못 찍어가지고, 제가 여행을 다니다가 사진을 찍어오면,

데스크에서 다 폐기처분을 했어요. 그래서 어디어디 갔느냐고 물어봐서 사진사가 다시 가서 찍어오구.

사진을 못 찍어가지구... 쓸쓸하고....


시가 안 써지면 안씁니다.

잘 써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시가 안 써질 때 어떻게 하느냐는 고등학생의 질문에)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오래전 일 같기도 하고 바로 어제의 일 같기도 했다.  

여든 해가 넘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새로운 나라의 낯선 풍경을 마주하면서 

그의 몸이 옹기라도 된 것 마냥 그 안에서 숨 죽이고 삭혔을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이 세상에 하나씩 곱게 짜여진 시로 나와 시의 집을 만들고, 그 안에서 숨을 쉬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낭독회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의 소박하고도 쓸쓸하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지 못했더라면,

그래서 그 세계를 잠시나마 함께하지 못했다면 참 손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낭독회 행사와 함께 사인회까지 진심을 다해주신 노시인께 감사하다.  

 

 

 

+ 이번 시집에서 좋아하는 시

 



 

  찔레꽃은 피고.

 

 

 이웃 가게들이 다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난 뒤까지도 그애는 책을 읽거나 수를 놓으면서 점방에 앉아 있었다. 

내가 멀리서 바라보며 서 있는 학교 마당가에는 하얀 찔레꽃이 피어 있었다. 찔레꽃 향기는 그애한테서 바람을 타고 길을 건넜다.

 

 꽃이 지고 찔레가 여물고 빨간 열매가 맺히기 전에 전쟁이 나고 그애네 가게는 문이 닫혔다. 

그애가 간 곳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오랫동안 그애를 찾아 헤매었나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애가 보이기 시작했다. 

강나루 분교에서, 아이들 앞에서 날렵하게 몸을 날리는 그애가 보였다. 

산골읍 우체국에서, 두꺼운 봉투에 우표를 붙이는 그애가 보였다.

활석 광산 뙤약볕 아래서, 힘겹게 돌을 깨는 그애가 보였다. 

서울의 뒷골목에서, 항구의 술집에서, 읍내의 건어물점에서, 

그애를 거듭 보면서 세월은 가고, 나는 늙었다.

엄마가 되어 있는, 할머니가 되어 있는,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있는 그애를 보면서 

세월은 가고, 나는 늙었다.

 

 하얀 찔레꽃은 피고,

또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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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A601126515 김연수 작가님의 신간이라니! 어서 빨리 낭독회에 가고 싶네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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