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끊임없이 관계의 권력을 성찰하는 학문이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하지만 왜 이 땅에서는 여성의 안전과 생존과 관련한 ‘무지’가 계속 반복되고 재생산되는 것일까. 그 상황을 모면하게 해주는 ‘몰랐다’는 변명은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제도들의 사회적 작용을 고려하여 맥락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인권의 보편성은 억압 세력의 지배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빵을 훔친 사람은 징역에 처한다."라는 법은 평등하지 않다. 부자는 빵을 훔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법은 가난한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영혼의 아픔, 어떤 것을 하고 싶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 갈증이나 극도의 피로, 불편함 등 음식을 먹으라고 충동질하는 모든 종류의 감정은 가짜 배고픔이다. 음식 이외의 다른 것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배고픔이 아니다.
노력을 중단하는 것만이 실패에 이르는 길이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만 한다면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데 실패할 수가 없다.
가부장제는, 가족은, 국가는, 민족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활용·매개·동원함으로써 유지된다. 우리 사회가 여성을 그토록 어머니로 호명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머니로 간주되는 여성은 성적 주체가 될 수 없고, 자신의 몸을 가질 수 없다. 그녀의 몸은 남성만이 주체가 되는 가족과 국가의 소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