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다를 바 없는...

나는 그 말소에 관해서 많이 생각한다. 아니, 그 말소가 자꾸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내 친구의 집안에는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족보가 있는데, 거기에 여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 친구는 자신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반면에 친구의 남자형제들은 나온다. 친구의 외할아버지도 나오지 않는다. 할머니들은 없다. 아버지들이 아들들을 낳고 손자들을 낳는 식으로 가계가 이어지면서 성(姓)이 전수된다. 가계도는 계속 가지를 치고, 가지가 더 길게 뻗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다. 자매들, 고모들, 어머니들, 할머니들, 증조할머니들. 방대한 인구가 종이에서, 그리고 역사에서 지워진다. 친구네 집안은 인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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