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평점 :
정보나 동기부여를 얻는 자기 계발서 종류의 책을 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으니 나도 돌아보게 되고, 마음에도 봄이 오는 기분이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제목을 다시 한번 되뇌며 읽어본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
나에게도 그런 날이 있을까?
자주는 아니지만 있기는 있다 있다.
나는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날은 어떤 날일까?
종이에 끄적끄적 생각을 적어보니 크게 3가지 경우였다.
1. 어제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내가 느껴질 때
남보다 더 잘해야지가 아닌 어제보다 나뭇잎을 조금 더 신경 써서 잘 그려봐야지, 어떤 엄마처럼 되어야지가 아닌 오늘은 아이 볼 때마다 웃는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하고 정성들여 노력하는 내가 느껴질 때, 스스로 기특하게 느껴진다.
2.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갈 때
누가 뭐라고 생각하든, 남의 평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수히 나를 위해, 매일 해나갈 것을 약속하고 지켜나갈 때. 3줄 그림일기가 그렇고 1000장 그리기가 그렇다. 엉성한 날도 있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켜 나가려는 내가 좋다.
3.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질투나 부러움이 아닌 진심으로 그 사람을 응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품을 때. 비교가 많았던 내가 배워나가고 있는 삶의 한 태도이다. 결국에는 타인에 대한 진실된 마음은 결국 나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더라.
이렇게 정리해보니 중심이 모두 '나'에 있다.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느끼고 인정할 때인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본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나 자신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우연찮게 발견하는 날이면 나는, 내가 유난히 좋아지기도 한다. 이 책을 펼친 모든 이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p.7
자존감이 뼛속까지 튼튼하게 뿌리내린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을 매일매일 만날 것이다.
과거에는 더 많이 흔들리고 연약했던 나의 자존감. 최근에서야 건강한 뿌리를 내리려고 노력 중인 나는, 나를 위한 어떤 행동을 하지 않거나 마음을 쓰지 않으면서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을 발견하기가 아직은 어렵다.
오늘 하루는 괜찮았는지 매일 나를 두드리고 깨워서 안부를 묻고, 내 마음이 원하는 일에 관심 갖고 행하면서 불현듯 어느날 알아차리는 것 같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30년 넘게 믿지 못한 나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그 모습이 기특해서 잘 하고 있다고 하늘에서 내게 보내는 윙크처럼 그날을 발견한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스스로 때를 알고 피어나는 버들강아지처럼,
늘 성장과 성공만 바라보며 앞으로만 달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볕이 따뜻한 날에는 느긋한 여유도 누릴 수 있는 오리들처럼,
돌을 던져보고 싶은 호기심이 일면 망설임 없이 던져보는 아이처럼,
지혜롭고 유연하며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어른이 되고 싶다.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 모든 것들을 찬찬히, 오래도록 들여다볼 것이다.
p. 88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는 저자가 자신의 신뢰를 회복해나가는 과정, 일상에서 깨닫게 된 지혜와 통찰을 애정을 담아 전하고 있다.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시선을 나에게 돌려 돌아보고 쉬어갈 수 있게 한다. 추천하는 에세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