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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작별 인사 - 죽음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수영님의 [긴 작별 인사]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의 생각들을 적은 애도 일기를 모아 놓은 것으로,
"죽음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엄마의 죽음을 겪고 나서 엄마의 죽음과 상실을 인정하기 위해 견뎌냈던 긴 시간 동안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들과 감정들을 쏟아 냈습니다.
어쩌면 엄마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그 기억을 글 속에 담아 두려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가까운 직계 가족의 죽음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 것입니다.
책을 읽다가 20대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느꼈던 그때의 감정들...
친구를 만나러 장례식장으로 가는 동안에도 도대체 난 친구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줘야 할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고, 결국 친구에게 한마디의 위로도 건네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다가 돌아와야 했습니다.
"미안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저자는 할머니의 죽음을 맞아 지인에게 이런 말을 듣고 그 말이 잔인하다고 느꼈으나,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엔 그런 말이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말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 친구의 어머니의 죽음을 접했을 때는 20대 때와는 또 다른 감정들이 밀려들었고, 정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40대를 훌쩍 넘어 부모님들이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가족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부모님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상실감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책의 저자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쉬운 이별이란 없으니까. ..
#죽음 #사람의흔적 #에세이 #긴작별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