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빡빡머리 앤
제목이 신선해서 선택한 책이다.
책을 읽은 후 느낌은 역시나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신선하다^^
빡빡머리앤은 청소년 문학 대표 작가들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별로 간단한 줄거리와 느낌을 적어본다.
「빡빡머리 앤」
남자보다 더 축구를 잘하는 조앤의 이야기이다.
앤은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냐고 무시하던 남자아이들의 예상을 뒤업고 반대항 축구시합의 에이스가 된다.
초등학교때 축구선수였으며 축구선수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아빠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앤은
결국 다시 꿈을 이루게 된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다.
70년대 생인 내 머릿속에도 조앤의 아빠와 같은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만약 나의 딸들이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하면, 과연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언니가 죽었다」
언니의 과거로 인한 트라우마로 딸을 과잉보호하게 된 싱글맘과 그 딸의 이야기이다.
딸은 유학의 꿈을 안고 있지만 엄마는 딸에 대한 걱정에 쉽게 승낙하지 못한다.
엄연히 피해자인데 숨어 살아야 하는 현실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나의 가족이 그런 일을 겪었다면,
나도 아마 주연의 엄마처럼 행동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딸은 날개를 달고 날아가게 되겠지...
「파예할리(그래 가자)」
모두 대학만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아이들 각자는 하고픈 일들이 다 다르고 꿈이 다 다를 것인데,
지금의 교육현실은 무조건 대학만을 강조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딸은 이야기속 해미처럼, 과거의 나처럼,
마지 못해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가 하고픈 일을 찾아서 날아가길 희망해본다.
「분장」
이 이야기 역시, 피해자이면서 숨을 수 밖에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가족들조차도 현진의 아픔을 공감해주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현진은 같은 아픔을 겪은 친구를 통해, 함께 마음을 나누며 결국은 그 아픔을 이겨나간다.
「마카롱 굽는 시간」
딸을 낳지 못해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자기의 억울함을 큰 딸을 통해 갚고 싶은 엄마.
준성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긴 했지만, 엄마를 위한 인생을 택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다.
내 또래들은 만약 그런 엄마와 함께 살았다면, 대체로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았던거 같다.
그리고는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 후회하고 있겠지...
그러나 준성은 이름을 개명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출발을 한다.
준성이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넌 괜찮니?」
한동안 우리 나라를 떠들석 하게 했던 미투에 관한 이야기이다.
빡빡머리앤은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풀어놓은 청소년문학이다.
여성의 인권이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듯 하다.
남자여서, 여자여서라고 구분하며 말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고 차별일테지만
아직 나 조차도 그런 편견과 차별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남녀가 평등한 우리나라가 되길 희망하며,
나의 딸들이 좀 더 크면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