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는 방법은 어쩌면 간단하다. 재미있으면 된다. 하고 싶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버들은 사탕수수 잎이 바람에 서걱대는 소리를 들으며 밤길을 걷는 게 좋았다. 어두운 발밑을 핑계 삼아 태완의 팔짱을 꼭 끼고 걷다 보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하지만 어딘가 숨어 있는 불행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 같아 주위를 둘러보곤 했다.P.199
아무 일 없이 시간이 흐르면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서도 의심에 빠졌다. 걷잡을 수 없이 의심이 커지면, 미 치거나 자살하지 않기 위해, 다시 확인했다. 창조인가파괴인가 실험했다. 지금 나는 두세 살 정도로 보인다. 나는 노인처럼 걷고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