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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평점 :
[2015-132]
휴일에 서평을 쓰려다가, 오래된 컴퓨터의 도움으로 3번이나 쓴 글을 날려 버렸다.
무슨 이야기를 풀어놓았는지 생각해보려고 해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라진 글에 대한 아쉬움은 접어버리자.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저자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기록이다.
2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의 인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너무 힘들게 자기자신을 버리면서 살기에는 인생은 짧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전혀, 언젠가는 죽는걸. 모두 아는 사실이쟎아."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태연한 거야? 두렵지 않아?" "안 무섭다니까. 오히려 기뻐. 생각해봐, 죽으면 더 이상 돈이 필요 없다고. 돈을 안 벌어도 되는거야. 돈 걱정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행운인걸." "정말로 안 무서워?" "그렇다니까. 게다가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류머티즘 같은 건 점점 나빠지기만 할 뿐이고 계속 아픈데도 낫질 않쟎아. 죽을때까지 인공투석을 해야 하는 병도 있고,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말을 못하게 된다거나 몸은 건강해도 치매에 걸리는 경우도 있지. 어째서 암만 가지고 `장렬한 싸움`이니 뭐니 하는 건지 딱히 싸울 필요도 없쟎아. 난 싸우는 사람 질색이야."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 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생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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