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버리면 그대가 손해
이형순 지음 / 도모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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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89]

 

사건 중심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캐릭터 중심의 소설.

두 남녀에 관한 이야기.

해인과 선재

 

그냥 재미있는 소설, 생각할 것을 조금 던져주는 소설로 끝이 날줄 알았다.

 

막바지에 이르러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반전.

(궁금하시면 읽어보시라~~~)

 

별 4개에서 5개로 이동.

145page

"불알 찼다고 다 남잔가? 그거는 애 날 때나 쓰는 거고, 여자가 제 치마 옷고름 풀고 싶게 만드는 남자가 진짜배기 남자지! 쩨쩨하게 여자 치마 속에 손이나 한번 담가 볼라고 하는 것들은 흔하디 흔한 망둥이들이지 남자가 아녀. 당산나무 속을 갈라보면 아마도 묻어둔 이야기들이 몇 가마는 쏟아져 나올 거구마... 그런기 남자지."


163page

해골 바위에서 몸은 던진 이후로도 며 차례 더 소멸을 시도했다. 거창한 결심 따위는 필요 없었다. 최대한 사소하게, 먼지처럼...

삶이니 죽음이니 하는 머릿속의 단어는 실제 상황에서는 그렇게 대단하거나 격식이 있지 않다. 어처구니 없을 만치 단순하다. 삶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지겹도록 단순한 반복의 과정이며 죽음은 들이마신 숨을 내뱉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권태로울 만치 단순한 상황을 두고 상징과 의미를 주렁주렁 달면서 허공 꽃은 피어난다. 섹스 또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서로의 배설기관을 마찰하여 열을 내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는 허탈할 만큼 자연에 가까운 몸짓일 뿐 요란하지 않다. 체열이 짧은 시간에 뜨거워졌다 가라앉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숨이 막힐만한 의미와 상징을 덕지덕지 붙인다. 환상을 장려한다. 서로의 몸이 공명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그려낸 머릿속 귀신을 안고 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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