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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즘 - 섹시, 맵시, 페티시 속에 담긴 인류의 뒷이야기
헤더 라드케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은 엉덩이에 ism을 붙인 단어이다. 책의 원제는 <Butts: A Backstory> 인데,
친숙한 단어 엉덩이에 ism을 넣어 번역한 것 같다. 책의 원제목처럼 이 책은 엉덩이에 관한 인류의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인 헤더 라드케는 큐레이터로 일한 경력이 있는 여성 에세이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여성의 엉덩이에 대한 관념에 대해서 탐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엉덩이가 지금처럼 많은 의미를 함축하게 된 이유를 이해하고 싶었다고 한다. 보통의 책보다는 두꺼운 듯한 20p 가량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나도 엉덩이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책은 엉덩이에 대한 생물학적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일단 엉덩이를 근육과 백색 지방으로 나눈다. 과학자들은 엉덩이 근육이 존재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엉덩이가 인간의 진화에 중요하게 기여한 근육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그리고 엉덩이는 아이를 위해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한다, 팔이나 다리가 아닌 엉덩이 부위인 것은, 다른 부위였다면 그 부위가 우리 몸의 가동 범위를 제약하고 무게 중심을 방해할 수도 있는 위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엉덩이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챕터에서는 엉덩이에 관련된 패션 아이템이나, 시대의 아이콘 등 문화사적 지식을 소개한다.
버슬(bustle)이라는 18-19세기에 유행했던 엉덩이를 강조하는 의류 아이템과, 이와 대조적으로 직선적으로 엉덩이를 강조하지 않는 20세기의 플래퍼(flapper) 스타일에 대해서 소개한다. 엉덩이에 관한 상반된 유행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엉덩이로 유명한 여러 아이콘들도 다룬다. 제이로나 킴카다시안 이라는 현재에도 회자되고 있는 인물까지도 다룬다. 엉덩이에 관한 여러 유행과 아이콘, 개념들을 통해, 우생학이나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엉덩이에 대한 많은 주제를 다루면서, 엉덩이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옷을 살때 맞지 않는 치수의 옷에 슬퍼할때가 있다. 저자의 다짐처럼 스스로의 몸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다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삽화가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스타일과 엉덩이에 관한 패션 아이콘, 스타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런데 초상권이나 저작권의 문제인지 삽화나 사진 자료가 하나도 없어서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봐야 했다. 여러 사람들의 치수를 재어 평균으로 만들었다는 노마와 노먼 조각상 같은 사료들의 삽화가 첨부되어 있다면, 책이 좀더 잘 읽힐 것 같다. 그래도 엉덩이라는 특정 주제에 대한 상식이 늘어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엉덩이즘#헤더라드케#리뷰어스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