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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인생수업 - 흔들릴 때마다 꺼내 읽는 마음의 한 줄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25
홍자성 지음, 정영훈 엮음, 박승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전을 읽을 때마다 드는 감정은 거대한 역사 앞에선 작은 인간으로서의 경외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근담은 좋은 문장으로 부문적으로 접했던 경험뿐이라, 책 전체를 통해 그 진정한 의미를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 이번 독서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엮은이는 서두에 이 책의 소개이자 평가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세상살이와 마음공부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짧은 단문으로 역은 책입니다. 유교, 불교, 도교 사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책은 동양 수양철학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선 채근담(菜根譚)이란 제목의 의미는 채소의 뿌리를 씹는다는 뜻으로, 검소한 삶 속에서 도(道)를 깨닫고, 고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단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한 문장 속에 세상살이의 본질과 통찰을 그려내고 있는, 마치 화려한 채색이 아니라 먹의 농담濃淡으로만 인생을 그려내고 있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이 공들였던 포인트는 첫째. 원문에 없던 제목을 덧붙이면서, 고전의 사유가 오늘의 독자에게 와닿도록 문장형 구성으로 새롭게 구성한 점, 둘째 현대 독자가 감정과 이성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문장을 새롭게 구성했고 번역된 문장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장이 되도록 감정의 결을 새겨넣고자 공을 들인 점, 셋째 단순 나열식의 원문 구성을 현대 독자의 삶과 연결되도록 6개의 주제별 장으로 재편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p8)
그래서 이런 편역자들의 노력은 읽는 동안 읽기에 딱딱하고 어색한 한자의 번역본이 아니라, 그 내용이 훨씬 부드럽게 다가왔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가독성에 많은 도움을 준 주요한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한 문장 단위로 한 페이지에 담아, 독자들이 읽으면서 사색의 공간으로서 충분한 여백을 제공하고 있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채근담을 읽으면서 대낮에 등불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면서 ‘나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는 그리스 철학자인 ‘디오게네스’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의 360여개의 부드러운면서도 그 이면에 담긴 날카로운 삶의 진지한 방향성은 대낮에 등불같은 진정한 인간성으로서,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인생의 화두를 진지하게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실용적이며 실제적인 한 문장으로 무거운 삶의 철학을 가볍고 단순하게 전달하고 있어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인생의 느낌표와 쉼표같은 느낌을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은, “마음이 밝으면 빛이 되고 어두우면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문구는 삶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중심을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었고, “한 걸음 물러섬이 앞으로 나아가는 발검음입니다”는 삶의 근본적인 철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던 울림이 있었던 문구로 기억 되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앎(知)과 행(行)의 사이에 흐르는 인생살이의 깊고 넓은 강같은 현실의 괴리에 다시한번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엮은이의 바램처럼 “채근담 인생수업”이 머리로 읽기보다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책, 외우는 문장이 아니라 살아가는 언어가 되어 오랫동안 독자들과 함께하는 좋은 책으로 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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