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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사라진 세상 - 인공지능은 인간의 쓸모를 어떻게 위협하는가
이진우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화려하고 현란한 AI의 드러난 높이의 철학이 아니라, 마치 심연의 바다 깊은 곳에서 AI와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깊이의 철학을 담고 있는 묵직한 울림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때론 한 장 한 장 저자가 풀어나가는 사유의 깊이에 따라가지 못하면 깊은 심연에서 인간인 나, 스스로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AI에 대한 기술의 찬미가 아닌, AI가 가져올 인간의 실체적 존재에 대한 진정한 철학적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저자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 자체에 대한 쓰임과 쓰임없음을 AI 시대의 노동의 종말이란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인간 스스로를 깨닫게 만들어 주는, 그래서 인간이 왜 인간인지?에 대한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냉철하게 직면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인간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유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는 책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철학적인 표현(인간의 자리 그 자체, 인간이 인공지능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기계가 되는 것,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실존적 공포, 인간의 무사유, 쓸모를 넘어설 때 비로서 인간다운 삶이 시작된다. 노동이 종말이 아니라 자기 극복의 종말, 스스로 생각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능력)들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가 상정하고 있는 AI가 가져올 노동의 세계는 극단적인 노동의 종말론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AI가 가져올, 일이 없는 세상에 대한 철학적 해부론 같이 인간 내면을 파헤쳐 나가면서 AI 시대의 인간의 불안과 의미 상실을 철학적 중량감에 담아 인간 존재론의 무게를 묻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장자莊子’였습니다.
로댕 '생각하는 사람'은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턱을 쥔 채,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번뇌와 고통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존재의 무게를 견디는 인간의 현실적인 모습, 이는 저자가 이 책에 담고 있는 핵심사상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잘 표현한 예술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질문의 핵심은 “AI에 의해 빼앗긴 일자리를 잃은 인간은 어디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할 것인가?라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장자는 태평하게 웃으며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이야기할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리고 과연 인간의 존재는 정말 노동의 쓸모로만 이야기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라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쓸모없는 인간은 정말 쓸모없는 것인가?“라는 또 다른 결론에 다다를 수 있는 존재론적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가장 큰 비극은 인간의 쓸모와 쓸모없음에 대한 근원적인 인간의 영역을, AI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불완전한 도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파괴적 진화’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인간 자멸의 역설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AI 시대 경영조직의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깊이있는 철학적 접근과 솔루션을 기반으로 향후 이를 경영의 언어로 변환하여 현장지향적이며 실용성이 담긴 다양한 조직적 대안을 제시해 보고 싶습니다.
낙원과 실낙원 사이에는 거대한 AI라는 바다가 언제부턴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멈출수도 없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인간에게 끝없이 부딪치게 될것입니다. 그러나 이 파도를 만드는 본질은 인간이라는 아이러니가 또 한번 우리를 무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일이 사라진 세상“은 불완전한 인간이 창조한 불완전한 도구로서의 AI가 만들어낸 뜻밖의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됩니다. AI와 인간과의 관계 맺음이라는 “연결”이라는 시각에서의 냉철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AI 시대 “일없는 일”을 찾는 화두는 또 다른 인류의 미래를 열게 해줄 중요한 키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인간다움이란 실체적 존재론을, ”인간이 인간인 존재의 이유“를 우리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가 머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주는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일이 사라진 세상 #다산북스 #이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