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문장을 따라 걸었다 - 매일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되새긴 용기의 말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김지연 옮김 / 북라이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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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와일드는 힘들 때 온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 많은 암시와 복선을 주던 주인공이 산에서 실수로 신발을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리고, 나머지 한쪽도 집어 던지며 가슴속의 울분을 거친 욕으로 표현하는 장면은 지금 저의 상황과 오버랩되면서 처절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영화 와일드는 작가인 셰릴 스트레이드(Cheryl Strayed)의 실제 삶과 여행을 영화화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사상적 기조는 매우 강하게 이 영화와 닮아있습니다. 그녀의 인생에서 스며나온 인생관과 세계관이 투영된 문장들과 사고의 아픈 파편들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문장들은 한줄한줄의 강렬함을 넘어선, 그 삶의 무게가 느껴져 읽는 동안 고통스럽기까지 했다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라 할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격한 풍파를 온몸으로 받아낸, 관조觀照적인 시각이 책의 전체적인 정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인생관은 삶 자체가 카오스(Chaos)임을 깨닫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불안정과 혼돈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마인드와 실행을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진솔한 감정으로 자신의 삶의 여정을 투영해 내고 있습니다.

 

저자의 이름도 상당히 철학적입니다. 스트레이드(Strayed) 단어의 의미는 길, 위치, 혹은 주제에서 벗어나다, 헤매다, 이탈하다라는 의미의 동사입니다. 인생이라는 역동적인 삶의 동사動詞적 상황에서 길을 잃어버린,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또 다른 자화상이 아닐까요?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이나 성인의 경전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평범하고 나약한 한 인간이 진실된 언어로 써 내려간 낮은 곳에서의 복음같다는 느낌


이 책의 특징이자 정체성은 저자가 인생의 힘든 시기를 넘기며 살아온 버팀목같은 문구와 문장 그리고 인생에 대한 현실주의로서 적나라하고 솔직한 언어가 담겨진 사색의 조각들이 텅빈 충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돈과 성공에 대한 자수성가한 인물의 성공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패와 상처 속에서도 묵묵히 걸음을 옮긴 자만이 줄 수 있는, 뼈아픈 공감과 위로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가 인생이란 힘든 고비를 마주할 때 마다 놓치기 쉬운 기본적이지만 본질적인 태도와 자세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마치 비오는 날에 우산없이 묵묵히 옆에서 비를 같이 맞아주는 친구처럼...

 

저자가 인생이라는 고난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삶에 대한 고민과 사유는 노장사상 맞닿아 있음을 느낍니다. 본문의 있는 그대로 두는 것, 그 얼마나 자유롭고 놀라운 경험인가라는 어구나 연약함이야말로 가장 강한 힘이다는 무위자연(無爲自然)/유능제강(柔能制剛)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거친 삶에 있어 상처·혼란·모순을 그대로 끌어안는 태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정도의 공유된 세계관을 갖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 또한 인간의 길()이라는 깊은 울림을 받습니다.

 

드라마속의 각색된 인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날것 그대로의 야생이라는 예측불가능한 인생의 길(Road)에서 길()을 찾고, 길을 잃어버려야 다시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인생의 역설이란 가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여정으로서 과정임을 처절하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과 양, 행복과 불행, 천국과 지옥이라는 다양한 근원적인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볼수 있는 독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면서 고통과 불행이 끝나면 과연 행복이 찾아올까요? 그리고 그 행복은 얼마나 지속될까요? 또 다시 고통과 불행이 시작되는 것이 인생이라면 과장된 표현이 될까요? 어찌보면 고통과 즐거움, 행복과 불행은 하나이며 돌고도는 인생의 수레바퀴를 묵묵히 우리는 죽음이 찾아오는 그날까지 돌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일이든 개 같이 해라라는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과 신은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다. 신은 무자비한 개새끼다는 저자의 인생에 대한 고난과 고통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아프지만 인상적인 어구였습니다.

 

길을 잃어도, 걸음을 멈추지 않아야하는 인간 삶의 숙명, 격렬하면서도 슬픈 발라드 노래 같은 여운을 주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길을 걷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계신가요?

 

#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문장을 따라 걸었다 #북라이프 #셰릴 스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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