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중용 - 2,400년간 내려온 잘 사는 삶의 이치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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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명상하듯 고요하게 나를 돌아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한 깊이있는 사색의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책장을 덮고나서 한국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가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이 고향 시골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며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내용으로, 영화 속 주인공이 숲에서 균형을 찾듯, 저자는 중용을 통해 우리 내면의 숲을 가꾸라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중용(中庸)은 유교의 핵심 사상으로,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균형 잡힌 삶을 사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저자는 중용의 해석을 어떻게 잘 살것인가?’라는 핵심질문으로 깊이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자사가 중용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4가지(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 신념, 올바른 태도: 태도, 열심히: 행동, 계속: 지속)로 설명한다고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중용의 핵심은 성, , , 네 글자이며,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따르고, 감정과 일의 균형을 지키며, 정성으로 사는 삶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감정을 중화로 다스리고, 시중/집중/적중의 태도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곧 잘사는 삶임을 일러 준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총 4(1강 하늘이 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오십의 소명, 2강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도록 힘쓰라: 오십의 태도, 3강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구하라: 오십의 인생, 4강 성실한 마음이 만사를 바로 세운다: 오십의 정성)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용을 자이로스코프Gyroscope’로 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인생살이를 중심 잡기가 힘든 외줄타기에 비유해보고, 중용은 마치 그 위에선 인간 내면의 자이로스코프 같은, 외부 자극(감정, 욕망, 압력 등)에 의해 흔들리더라도 중심을 유지하려는 내적 장치로 보여집니다. 삶의 예측 불가능성과 혼란 속에서도, 스스로의 마음과 행동의 중심을 잃지 않는 인생 작동 원리의 본질적인 통찰같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참 다양한 위기가 우리를 흔들어 이 마음의 자이로스코프가 고장나버린 안타까운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무게중심이 극단적인 곳에 있다보니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라 질문조차 사치스러운, 당장의 눈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 힘든 그들에게 삶의 균형점이 과연 어디일까요!

 

저자는 중용을 제1강에서 AI를 삶의 수학 법칙으로 풀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용은 AI 대변혁기에도 시공을 초월하여 그 변함없는 진가를 드러낼 것입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AI 시대에도 단순히 도덕적 수양을 넘어, 기술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핵심적인 철학적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의 가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다움의 중심을 잡는 힘"으로서의 인류의 실체적 존재론의 균형을 잡아주는 구심점으로 작동하게 될것입니다. 현재 사회문제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 AI 시대의 도래라 할 것입니다. 이런 극단을 경계하고 조화를 이루는 '중화(中和)'의 지혜로서도 강력한 정신적 힘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십'이란 나이는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를 돌아보는 기회였습니다. 책은 이제 중용의 시간, 오십에 다시 세우는 기준이란 타이틀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십하고도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 타이틀의 무게가 새삼스럽지만 묵직하게 다가오는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중심을 잡는, 나는 누구이고?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인생의 후반전에 대한 큰 그림은 늘 고민스러운 신이 준 수수께끼 같은 질문으로 저에게 다가옵니다. 지천명知天命이란 말이 무색하게도 부모님과 자식들 사이에 끼어버린, 그리고 스스로의 노후준비 등 경제적인 문제가 더욱 더 차갑게 피부로 와닿는 시기라 생각됩니다. 지나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보다는 솔직히 후회가 앞서는건 저의 부족함이겠지요. 인생을 완성하는 균형과 때, 중심과 성취로의 길이 아니라 전혀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두려움이 엄습해 옴은 추운 겨울 더욱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 같습니다.

 

중용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의의는 삶이 흔들릴 때 원칙으로 돌아가라라는 이야기로 들려 옵니다. 그래서 결국 삶의 풍파,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인생의 나침판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전(Classic)이 주는 그 가치처럼, 중용 역시 시공간을 초월해 인간 본연의 모습과 삶의 본질을 비추는 거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답을 제시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우리의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대화 상대입니다. 우리가 처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매번 새로운 생명력을 얻으며 우리 삶에 깊게 깊게 스며들게 될것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의사가 한말이 떠오릅니다 수치와 미션에 집중하기보다는 당신만의 토양에 집중하세요.” 이제보니 결과보다 과정, 속도보다 균형을 말하는 이 한마디가 중용이 삶에 적용되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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