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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죽음! 이는 인간의 DNA에 뿌리깊이 심어져 있는 무한의 두려움과 공포의 인류 마지막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평범한 소시민이 이를 극복하기란 참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지난 3월 스위스에서 어머니를 안락사로 보내드린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인터넷 뉴스로 보면서 존엄사!..과연 잘 죽는다(웰다잉)는 것은 진정 무엇인가에 대한 현실과 깊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죽음의 실체(?)를 처음 온몸으로 경험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님의 마지막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의 경험과는 다르게, 저의 경우에는 어머님과의 영원한 이별의 죽음이란 견딜 수 없는 사실과 아울러 심각한 상실감과 공허함에 더 가까운 감정이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가 꼭 나누고 싶은 3가지 의미 중 어느것 하나도 하지 못한 채 고통스런 투병생활을 마지막까지, 아주 슬픈 영화의 결말처럼 마무리가 되었다는 점은 마음 속 응어리진 핏덩어리로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 노트, 죽음을 배우는 시간” 파트인 이 책의 첫 시작은 장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자기의 삶을 잘 사는 일이 곧 자기 죽음을 잘 맞이 하는 것이다” 이런 시작은 다분히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으며, 책의 방향성에 대한 복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장자가 어떤 인물입니까? 자신의 부인이 죽음을 맞이 했을때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에서,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인 관점을 초월하여 죽음은 단지 형태의 변화이며 우주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그렇게 슬퍼할이 아니라는 인문학적 삶의 통찰을 몸소 보여준 성인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저자는 일반인이 느끼는 삶과 죽음이라는 극단의 대척점에 있는 세계처럼 느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과정이자 여정으로서의 통합된 자기성찰적 관점을 정립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실체적 존재로서 삶과 죽음은 연계된 상호작용, 즉 삶을 관통하는 죽음이라는 시각과 죽음을 관통하고 있는 삶이라는 “더 잘살기 위한 죽음의 관조적 시각”을 책 전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독자들에게 ‘유언 노트’라는 죽음의 메시지라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대한 메시지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인생이란 삶과 죽음에 대한 역설인, 27년간 법의학자로서 부검을 통해 깨달은 명제, “죽음을 배우고 준비한 일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법을 익히는 것이다”를 부드럽고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불편하고 어두운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삶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주는 바람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별책부록은 기획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잔잔한 감동을 생각을 정리하고 실천으로 이어주는 훌륭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30일 동안 오늘의 질문, 체크리스트, 오늘 미션을 통해 자신과 대화를 해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죽음 통해 삶을 바라볼 수 있었던 독서시간 이었습니다.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것인가?와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인생의 묵직한 숙제를 받은 기분입니다. 내일은 처음으로 유언을 써봐야겠습니다. 솔직히 떨림과 약간은 알수없는 두려움이 듭니다만 매년 한번씩은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죽음과 삶의 인생의 이야기는 머리로는 이해하고 정리가 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것은 큰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일반인으로서 더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일이겠지요.....
이 책이 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후회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로서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정리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책으로 독자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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